<십이월 첫 날 아침에> 간밤에 내린 무서리는 부서져 잠 덜 깬 발걸음을 경쾌한 음악으로 만들어 주고, 떨어진 낙엽 수북이 쌓여 성당으로 난 동산 오솔길 한 걸음 한 걸음 로사리아 묵주로 엮어본다. 어제 지고 온 먼지 무게를 어둠휴식 통해 덜어내 주시고 다시 젖 먹던 용기를 내라고 밀병으로 당신 몸 주시네.
누구는 평생소원이 새벽 찬란히 변하는 빛을 꼭 한 번 바라보는 것이라던데. 너는 벌어진 두 눈으로 그 빛을 제대로 감사나 했더냐? 간밤에 너의 꿈속 평화를 지켜주기 위해 네 이웃은 철야 기도로, 네 어미 에비는 시간의 진주를 지루하도록 꿰매었다. 알아라! 무엇이든 한 번에 지나가지 않으리니.
그 안에 슬픔과 땀방울만 있지 않고, 약속과 희망이라는 행복도 주정처럼 담겨 포도주 피 빛으로 녹아 있다. 네가 그분께 귀 연다면 네 심장이 먼저 뛰는 것을 그도 저도 들으리라. 십이월 마지막 달 대림으로 시작하는 연유.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을 터. 끝이 끝이 아니라네. 새벽 빛 찬란함은 눈 뜨인 자에 선물로 다가오는 상급이 아니더냐? 너 오늘, 새벽 미사에 스테인드글라스 프리즘 통해 속삭이는 그 목소리 들었느냐? 어제도 울렸겠지....... 내일도 오늘처럼 네 몸 확성기 통해 번져 나가리라. 이제 말씀이 말구유에 담겨 고고한 울음 울며, 새벽빛이 왜 찬란한지 외치러 오시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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