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지레짐작 하지 맙시다.

ohjulia 2007. 3. 12. 10:47
2007년 3월 12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제1독서 열왕기 하권 5,1-15ㄷ

그 무렵 1 아람 임금의 군대 장수인 나아만은 그의 주군이 아끼는 큰 인물이었다.
주님께서 나아만을 시켜 아람에 승리를 주셨던 것이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 환자였다.
2 한번은 아람군이 약탈하러 나갔다가, 이스라엘 땅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사로잡아 왔는데, 그 소녀는 나아만의 아내 곁에 있게 되었다. 3 소녀가 자기 여주인에게 말하였다.
“주인 어르신께서 사마리아에 계시는 예언자를 만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분이라면 주인님의 나병을 고쳐 주실 텐데요.”
4 그래서 나아만은 자기 주군에게 나아가, 이스라엘 땅에서 온 소녀가 이러이러한 말을 하였다고 아뢰었다.
5 그러자 아람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이스라엘 임금에게 편지를 써 보낼 터이니, 가 보시오.”
이리하여 나아만은 은 열 탈렌트와 금 육천 세켈과 예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6 이스라엘 임금에게 편지를 전하였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편지가 임금님에게 닿는 대로, 내가 나의 신하 나아만을 임금님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나병을 고쳐 주십시오.”
7 이스라엘 임금은 이 편지를 읽고 옷을 찢으면서 말하였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시는 하느님이란 말인가? 그가 사람을 보내어 나에게 나병을 고쳐 달라고 하다니! 나와 싸울 기회를 그가 찾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분명히 알아 두시오.”
8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는 이스라엘 임금이 옷을 찢었다는 소리를 듣고, 임금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옷을 찢으셨습니까? 그를 저에게 보내십시오. 그러면 그가 이스라엘에 예언자가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9 그리하여 나아만은 군마와 병거를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 대문 앞에 와서 멈추었다. 10 엘리사는 심부름꾼을 시켜 말을 전하였다. “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
11 나아만은 화가 나서 발길을 돌리며 말하였다. “나는 당연히 그가 나에게 나와 서서, 주 그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병든 곳 위에 손을 흔들어 이 나병을 고쳐 주려니 생각하였다. 12 다마스쿠스의 강 아바나와 파르파르는 이스라엘의 어떤 물보다 더 좋지 않으냐? 그렇다면 거기에서 씻어도 깨끗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
나아만은 성을 내며 발길을 옮겼다. 13 그러나 그의 부하들이 그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아버님, 만일 이 예언자가 어려운 일을 시켰다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아버님께 몸을 씻기만 하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14 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이 일러 준 대로,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다. 그러자 그는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다.
15 나아만은 수행원을 모두 거느리고 하느님의 사람에게로 되돌아가 그 앞에 서서 말하였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복음 루카 4,24ㄴ-30
[나자렛에 도착하신 예수님께서 회당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25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26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
27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28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화가 잔뜩 났다. 29 그래서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 그 고을은 산 위에 지어져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30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어제 새벽 4시 30분쯤이었습니다. 성당 문을 열고, 불을 켜놓기 위해서 문을 나서자마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성당과 밖으로 통하는 문이 열려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의 잠금 장치가 부서져 있었고요. 저는 순간적으로 지지난달에 찾아왔던 도선생님이 또 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약간의 긴장이 생깁니다. 성당에서 사무실 쪽으로 내려가는데, 사무실 앞의 쓰레기통이 쓰러져 있고 뚜껑은 부서져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서 저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도둑이 들었구나.’

이제는 긴장감을 넘어서 두려움이 생깁니다.

‘혹시 저 구석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나를 덮치면 어떻게 하지?’

‘몽둥이라도 하나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저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누구 있어요?”

사실 도둑이 들었다면, 도둑도 누군가 나타나면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그래서 저의 목소리를 듣고서 스스로 도망가기를 바라면서 이렇게 큰 소리로 말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성당은 너무나도 조용했습니다. 저는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성당 문과 쓰레기통 외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깨끗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것일까요? 낮에 강제로 문을 열려는 사람에 의해서 성당 문의 잠금 장치가 부서진 것이고, 쓰레기통 역시 어떤 사람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도둑의 소행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단순히 문과 쓰레기통을 보고서 도둑이 들어왔다고 생각을 했고 또한 두려움도 함께 간직하고 있었지요.

이러한 지레짐작의 모습들. 어쩌면 우리들이 자주 행하는 커다란 잘못의 시작이었습니다. 지레짐작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단죄할 때가 너무나 많았거든요.

오늘 복음의 이스라엘 사람들도 예수님을 지레짐작합니다. ‘저 사람은 우리가 기다리던 메시아, 구세주가 아니다.’라고 그들은 지레짐작을 했고, 또한 단정 지었습니다. 즉,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 예수님을 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벼랑까지 끌고 가서 떨어뜨리려는 악행을 행하려고까지 했습니다.

우리 역시 지레짐작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단죄할 때, 이렇게 엄청난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들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또 다른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는 노력을 하셨으면 합니다. 그러한 노력이 지레짐작하여 예수님을 거부하는 행동들을 하나씩 없애도록 할 것입니다.


지레짐작 하지 맙시다.



어느 직장인의 기도문(박성철, '좋은 글' 중에서

매일 아침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하게 하여 주옵소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나로 인하여 남들이 얼굴 찡그리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상사와 선배를 존경하고 아울러 동료와 후배를 사랑할 수 있게 하시고
아부와 질시를, 교만과 비굴함을 멀리하게 하여 주옵소서.

하루에 한 번쯤은 하늘을 쳐다보고
넓은 바다를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시고
1주일에 몇 시간은 한 권의 책과 친구와 가족과 더불어 보낼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갖게 하시어
한 달에 하루쯤은 지나온 나날들을 반성하고
미래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시인인 동시에 철학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