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곳 작동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막 집을 지으려고 기초를 파는데 어디서 강아지 한마리가 기웃거린다.
매일 나타나기에 알아보니 누군가 이사하면서 버리고 간, 소위 유기견(遺棄犬)이었다. 일정한 거처 없이 단지 안을 돌아다니며 구걸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때가 되면 목수들이 먹을 것도 주고 하니 아예 한 모퉁이에 자리를 하고 주인 행세를 시작하였다. 드디어 목수들이 거처할 집도 하나 만들어 주었다.
목욕을 시켜보니 훈련이 잘된 상태였다.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이발도 시키고 예방주사도 맞히고 옷도 하나 사서 입히니 의젓한 모습을 드러냈다.
동네 이름을 따서 작동이라고 불렀다. 단지 안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주위 사람들의 귀염둥이가 되어 매일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분도 생겼다.
그런데 지난 6월 초 출장에서 돌아오니 어쩐 일인지 작동이가 보이지 않았다. 2일전부터 안 보인다고 했다.
걱정을 하고 있던 중 갑자기 작동이가 나타났다. 오자마자 소변을 보는데 한 일분은 더 걸리는 듯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살펴보니 목과 앞다리를 묶은 끈이 있었고 앞다리 밑으로는 몸부림칠 때 생긴 상처가 깊이 패여 있었다.
급히 냄새가 진동하는 작동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다. 수의사는 뼈가 보일정도로 상처가 깊다고 했다. 수술 받고 3일 간 입원한 후에 집에 돌아왔다. 아마 누군가 묶어놓아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 치다가 깊은 상처가 생긴 것 같고 생리 현상도 참고 견딘 것 같았다.
입원시키고 나서 마음이 저려왔다. 아프다고 말도 못하고 얼마나 괴롭고 아팠을까?
지금은 생기를 되찾고 마당에서 뛰어노는 작동이를 보면 참 기쁘고 새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다.
- 최 광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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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고 누구에게도 그 생명을 해칠 권리는 없습니다. 우주 만물이 조화로이 상생할 때 세상은 온전히 아름다워집니다.
-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
☞ 배경음악 내 강아지 [양희은]
청아하고도 숭고한 목소리로 영혼 깊숙한 곳을 진동시키는 국민가수 양희은 데뷔 35주년 기념 앨범에 수록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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