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양 승국 신부님의..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ohjulia 2010. 6. 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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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연중 제10주간 화요일-마태오 5장 13-16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언젠가 한 수녀원 입회자들의 착복식을 주례한 적이 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그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어여쁜 낭자’들이 생글생글 미소 지으며, ‘세상의 옷’을 벗고 ‘하느님의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그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지닌 가장 좋은 것, 젊음, 가능성, 인생 전체를 하느님께 봉헌하려는 자매들이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짠’한 마음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그냥이 아니라 참 수도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바로 여러분 같은 사람입니다. 세상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의 갑옷으로 갈아입는 사람입니다.

 

참 수도자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이제 여러분에게서 세속의 냄새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겨나게 노력하십시오.

 

참 수도자란 그리스도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여러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며 그리스도를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오.

 

힘겨운 세상살이에 고달파하던 세상 사람들이 여러분의 얼굴을 바라보며 피곤을 잊게 하십시오. 여러분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들이 힘과 위로를 얻게 되도록 노력하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라.”

 

결국 오늘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 한 가지는 우리의 삶을 통해 하느님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군요. 우리의 하루가 복음을 반영하는 장이요,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가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대단한 것 같고 요란스럽지만 실속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로는 뭐든 다 합니다만, 결실이 없습니다. 이웃들에게 주는 것이라곤 씁쓸함이요 쓴 맛입니다. 요란한 괭가리에 불과한 삶입니다.

 

그러나 소금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소금의 가치나 위력은 자신이 완전히 사라져야, 자신이 완전히 녹야 내려야 제대로 발휘됩니다. 비록 드러나지 않지만 공동체의 발전과 쇄신을 위해 ‘나’는 없어지지만 그로 인해 이웃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모든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세상에 소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실제로 이 세상에 충만히 현존하고 계신다는 가장 확실한 징표입니다.

 

조용히, 묵묵히, 뒷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그렇게 소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참 그리스도인이며 세상의 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