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괴사증]쌓이는 술잔에 ‘뼈’ 삭는다

[골괴사증]쌓이는 술잔에 ‘뼈’ 삭는다

‘독한 술이 뼈를 썩게 만든다’.

30∼40대 직장인들은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잦은 음주와 독한 술이 자신의 뼈를 썩게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흔히들 ‘인공관절 수술’이라 하면 노화로 인해 관절에 염증이 심해져 받는
수술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경희의료원 인공관절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중 44%는 골괴사증이 원인이다.
또 퇴행성관절염은 25%, 화농성 관절염 후유증 12%, 관절골절 및 외상성관절염 8%,
류머티스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 5%, 관절강직 2%, 기타 4%순으로 나타났다.

골괴사증이란 뼈속으로 들어가는 혈액순환이 차단돼 혈액공급이 되지 않고
뼈가 썩는 병이다. 특히 골반과 넓적다리뼈(대퇴골)를 잇는 엉덩이관절(고관절)에
많이 발생한다.

◇왜 뼈가 썩나=
서양에서는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이지만 술자리가 잦은 우리나라는 골괴사증으로 인해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매년 5∼8%씩 증가하고 있다.
즉, 과도한 알콜섭취가 골괴사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젊어서부터 독한 술을 많이 마신 경우 40∼50대가 되면 뼈 속에 혈관이 폐쇄돼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는 골괴사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또 간질환, 신장질환 등이 있을 때도 혈관 폐쇄의 위험성이 높아 골괴사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이외에도 스테로이드 제제의 남용, 엉덩이 관절주위의 심한 외상도 발병원인이 된다.
일단 골괴사가 진행되면 관절이 완전히 파괴되어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어떤 증상이 발생하나=
골괴사증은 발생초기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어 조기치료가 어렵다는 점이 큰 문제다.
증세가 나타날 때는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엉덩이 관절주변의 둔통이 있다면 일단 골괴사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움직이거나 걸을 때 관절이 시큰거리고 관절 주변에 아픈 증세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
또 허벅지 주변이나 무릎 위부분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허리디스크 같은 증세도 보인다.
바닥에 앉을 때 양반자세로 앉기 힘들 경우도 일단 골괴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후 증세가 심해지면 다리를 저는 현상도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골괴사증을 막으려면 과음과 독한 술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또 스테로이드제제의 남용을 삼가고 혈관폐쇄의 위험성이 높은 간염, 간경화,
신장염 등의 발생을 막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치료하나=
일단 골괴사증에 걸렸더라도 가능하면 자기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게 좋다.
따라서 초기에 병을 발견했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고 전기자석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전기자석치료기를 하루에 8시간 정도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치료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치료가 되지않으면 괴사된 부위만 긁어내고 관절표면에 특수금속을 씌워
정상적인 관절기능을 만들어주는 방법도 사용한다.
이는 인공관절의 문제점을 피하고 거의 정상적인 관절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하지만 골괴사로 관절이 완전히 파괴됐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절개부위를 6∼7cm 가량만 절개하는 ‘최소침습 인공고관절 전치환술’도
많이 시술되고 있다.
이 방법은 근육과 인대를 절개하지 않아 수술 다음날부터 보행 연습이 가능하고
재활치료가 빠르다.
하지만 심한 골변형을 동반한 관절염이거나 비만환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