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즈가리아
2,5-9.14-15ㄱ 내가 고개를 들고 보았더니, 누가 측량줄을 잡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묻자, 그는 예루살렘을 측량하여 그 폭과 길이를 알아보러 가는 길이라고 대답하였다. 나와
말하던 천사가 거기 서 있다가 다른 천사가 마주 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 일렀다. “저 젊은이에게 달려가서 일러 주어라. ‘예루살렘에 사람과
짐승이 불어나서 성을 둘러치지 않고 살게 되리라. 이는 주님의 말이다. 내가 불이 되어 담처럼 예루살렘을 둘러쌀 터이고 그 안에서 나의 영광을
빛내리라.' 수도 시온아, 기뻐하며 노래하여라. 이제 내가 네 안에 머물리라.” 주님의 말씀이시다. 그날이 오면, 많은 민족이 주님의
편이 되어 그의 백성이 되리라.
복음 루가
9,43ㄴ-45 사람들이 모두 예수께서 하신 일들을 보고 놀라서
감탄하고 있을 때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해 두어라. 사람의 아들은 멀지 않아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 말씀의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제자들은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또 감히 물어 볼 생각도 못 하였던 것이다.
얼마 전, 제가 키우고 있는 개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것도 4마리를 낳았지요. 저는 한동안 창고에서
키우다가 비좁은 창고보다는 밖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어미젖을 뗀 다음부터 성지 마당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지를 방문하신 순례객들은
이곳 갑곶성지에서 손바닥만 한 아기 강아지들을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사람들은 너무나 예쁘다고, 귀엽다고 하면서 난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4마리의 강아지들을 보면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 강아지가 더 예쁘다. 저 강아지는 너무 못생겼어. 저 강아지는 왜
흰색이지?”
그저께 드디어 강아지를 분양했습니다. 두 마리의 강아지가 어떤 신부님의 사제관으로 가게 되었지요. 그래서 지금 성지에는
두 마리의 새끼 강아지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마리만 남으니, 사람들의 말이 달라지네요. 전에는 못 생겼다고 하시는 분들도
꽤 많았는데, 이제는 모두가 귀엽다고 그리고 예쁘다는 식의 긍정적인 말씀만 하시는 것입니다.
즉, 4마리일 때에는 비교가
되었지만, 2마리만 있다 보니 비교하지 않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들을 해 봅니다.
많은 것을 가졌을 때 비교하는 못된 습관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좋은 모습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모습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교하면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적은 것만을 가졌을 때에는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밖에 없으니까요. 결국 지금 내가 부정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그리고 어떤 비교를 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2000년 전의 사람들도 그랬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커다란 영광을 가졌지만, 그들은 그 큰
영광에 감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과 비교함으로써 결국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게 합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치유의 은사를
받든,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든, 마음의 위안이 되는 말씀을 듣던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은총을 받았지만, 그들은 과거의 율법에 얽매어서
그 기준으로 예수님을 제거하는 것이지요.
지금 이 시대에도 많은 주님의 은총을 체험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요? 혹시 그들처럼 예수님을 제거하고서 악으로 기울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요?
많은 것을 가질수록 더욱 더 감사하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주님께 감사하는 은총의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을 떠올려
봅시다. 얼마나 감사할 것이 많은지요?
아픈 마음 풀어주기
('좋은 글' 중에서) 마음이 아플 때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아픈 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라기보다는 위로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에..
그러나 돌아오는 말이 나의 단점이나
실수를 지적받는 충고라면 오히려 나를 매몰차게 나무라는 충고라면
가까운 사람마저 먼 타인으로 느껴지고 마음
문을 닫게 하여 더 큰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파서 날 찾으면 그냥 그 사람의
아픈 심정만을 읽어주려 하고
상대방이 나에게 편히 기댈 수 있는 마음의 자리를 마련하여 따스한 사랑을 느끼게 하여
줌으로서
서로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 가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을 하나 더 얻는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사랑하는 사람의 아픈 마음을 풀어주는 사랑의 청량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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