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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 교향곡 4번 E단조 Op.98 (가을 교향곡)

ohjulia 2005. 10. 6. 09:55

Johannes Brahms (1833-1897, 독일)
Symphony No.4 in E minor Op.98
쿠르트 잔데를링(Kurt Sanderling 1912~ )
Berlin Sym Orch

 

깊은 '인생의 가을'의 고독감..
이곡은 제 3번 교향곡을 작곡한지 얼마 후인 52세 때에 쓴 것인데 노년기에 이른 브람스의 심경의 깊이가 나타나 있다.  그의 다른 3개의 교향곡과는 달리 곡의 성격도 퍽이나 고립되어 있고 애수가 잠긴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이 제 4번 교향곡은 초기에는 일반에게는 물론 친구들에게 까지도 잘 이해되지 못하였으며 니이만과 같은 이는 이 교향곡을 비탄적인 것이라고까지 평했다.  그러나 그 후로 이 제 4번 교향곡은 많이 연주되었으며 브람스가 죽기 25일 전에 한스 리히터의 지휘로 연주하여 크게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1악장 Allegro non troppo e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서주부 없이 길고 느릿한 제1테마가 현악기로 시작되는데 목관이 자유롭게 교대하면서 전개되어 나간다. 제2주제는 서사적이면서도 로맨틱하며 발전부는 부드러운 멜로디로 전개되면서 즐겁게 또는 극적인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된다.

재현부는 탱고풍의 리듬을 거쳐 선율적으로 흘러가며, 코다는 힘차고 웅장하다.



제2악장 Andante moderato E장조 6/8박자 소나타 형식.

아름다운 꿈을 보는 것 같은 황홀한 세계로 이끌어 가는데 로맨틱한 애수는 브라암스의 궁극적인 표현을 이루고 있다. 옛날 프리지아 교회조를 생각케 하는 제1테마에 대해 첼로로 연주하는 극히 서정적인 면을 보인다.



3악장 Allegro giocoso C장조 2/4박자 론도 형식.

익살스런 성격을 띠고 있으며, 빠르면서도 즐거운 기분으로 연주하는 이 악장은 약동하는 힘과 긴장감이 감도는 듯한 느낌을 준다.



4악장 Allegro energico passionato e단조 3/4박자 팟사칼리아 형식.

장엄하고 웅대한 느낌이 드는 일종의 변주곡으로서 고전 무곡의 형식이다. 처음에는 트롬본을 사용했으며 거기에 목관과 혼이 첨가되는데 이같이 치밀한 대위법적 처리는 브라암스 음악가로서의 한 모습을 보여 준다.

1악장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치 늦가을에 낙엽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환상이 보이는 것만 같다.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바로 이 곡의 끌려들어가 버릴 만한 매력을 가진 선율이다. 처음에는 조용하게 시작해서 차츰 긴장감이 감도는 전개를 해 나가고 종결부에서는 크게 부풀어 올라 웅장한 클라이맥스를 구축한다.

2악장은 조용한 분위기의 서정적인 악장으로 폭넓은 감정의 폭을 가지고 있고, 3악장은 마치 축제 같은 분위기의 활달한 악장이다.

4악장은 바로크 시대에 사용되던 파사칼리아 형식으로 작곡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파사칼리아는 저음부의 주제로 시작되어 점차 고음부로 변주해 가는 바로크 시대에 많이 작곡되던 일종의 변주곡 형식인데 마치 웅장한 건축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곡이다.

브람스의 교향곡 제 4번에서 마지막 악장에서 사용된 파사칼리아는 여기에 비극적인 느낌을 더하여 큰 감동을 준다.

흔히 브람스의 음악은 가을에 잘 어울린다고 한다. 브람스의 음악이 사색적인 면과 특유의 따뜻한 서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람스는 교향곡을 모두 4곡을 작곡하였다. 작품의 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4곡의 교향곡이 모두 걸작이다. 그 중에서도 가을에 잘 어울리는 곡이 교향곡 제4번이다.

브람스 교향곡 제4번은 교향곡 제3번을 완성한 다음 해인 1884년에 착수하여 1885년 여름에 완성하였다. 브람스가 52세 때인데 만년의 브람스의 심경의 깊이가 나타나 있으며 기교적으로도 원숙한 작품이다.

브람스의 만년의 작품들은 인생의 황혼기에서 얻은 고독과 체념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곡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낭만주의 음악 시대에서 형식과 내용의 균형을 이룬 음악을 많이 작곡했던 브람스의 만년의 인생 고백과도 같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은 특히 비극적인 면이 강해서 내성적이며 체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인데 마치 인생의 가을을 연상케 한다. 당시 브람스가 읽은 그리스의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와 다우마의 어두운 이야기들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 교향곡을 썼을지도 모른다고 음악평론가들은 말하기도 한다.

처음 작곡되었을 때 브람스의 친구들은 이 곡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많이 보였는데, 초연 때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고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애호되고 있는 곡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