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신명기
26,16-19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6 “오늘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 규정과 법규들을 실천하라고 너희에게 명령하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17 주님을 두고 오늘 너희는 이렇게 선언하였다.
곧 주님께서 너희의 하느님이 되시고, 너희는 그분의 길을 따라 걸으며, 그분의 규정과 계명과 법규들을 지키고, 그분의 말씀을 듣겠다는 것이다.
18 그리고 주님께서는 오늘 너희를 두고 이렇게 선언하셨다. 곧 주님께서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그분 소유의 백성이 되고 그분의
모든 계명을 지키며, 19 그분께서는 너희를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민족들 위에 높이 세우시어, 너희가 찬양과 명성과 영화를 받게 하시고,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분의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시겠다는 것이다.” 복음 마태오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미켈란젤로는 고집이 세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가졌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그가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시스틴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지요. 고집 세고,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이 강했던 그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시스틴 성당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무려 4년 동안이나 성당에 틀어박혀서 그림에만 매달렸다고 하네요.
어느 날이었습니다. 천장 밑에 세운 작업대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 구석구석에 정성스레 그림을 그리는 미켈란젤로를 보고
있었던 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여보게, 그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뭘 그렇게 정성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있나? 그 구석에
있는 그림이 완벽하게 그려졌는지 누가 알기나 한단 말인가?”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무심한 듯 이렇게 한마디를 던졌답니다.
“내가 안다네.”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끌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충 대충 넘어가는 마음을 간직할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의 눈에 잘 띄는 부분, 그럴싸한 부분만 멋지게 포장하여서 자신을 드러내려 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그러면서
점점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하는 우둔한 모습을 간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크고
멋진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작고 별 것 아닌 것에 더
감동을 받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에요.
제가 성지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인데요. 성지 경당을 멋지게 꾸며 놓아도 또한 야외 쉼터를
예쁘게 만들어도, 여기에는 커다란 감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처럼 봄으로 막 넘어가는 시기에 보이는 파릇파릇한 풀 한포기를 보면서
감동할 때가 더 많더라는 것입니다.
크고 멋진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어리석은 생각은 아니었을까요? 작은 것에 더
관심을 갖고 그 보이지 않는 곳에 사랑을 쏟아 부을 때,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체험하지 않았나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처럼 크고 멋지고 아름다운 것에만 신경쓰시는 분일까요? 그렇다면 완전한 분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작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시기 때문에 완전하신 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렇게 작고 별 것 아닌 것이라 할지라도,
하느님처럼 이곳에 최고의 사랑을 쏟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하느님 아버지처럼 완전해지는 비결이 되는 것입니다.
완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 바로 나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에도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나의 변화를 꿈 꿔 봅니다.
작다고 무시하지 맙시다.
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노은, '여백 가득히 사랑을' 중에서) 누구에게나 뒷모습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다운 자신의 모습이다.
그 순간의 삶이 뒷모습에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문득
눈을 들어 바라볼 때 내 앞에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면 내 발걸음도 경쾌해진다.
뒷모습이 쓸쓸한 사람을
바라보노라면 내 마음도 울적해진다.
얼굴이나 표정뿐만이 아니라 뒷모습에도 넉넉한 여유를 간직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면 이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지 않겠는가.
거울 앞에서도 얼굴만 바라보지 않고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도 비추어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