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때를 밉시다. 죄의 때를…….

ohjulia 2006. 5. 30. 06:54
2006년 5월 30일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제1독서
사도행전 20,17-27
그 무렵 17 바오로는 밀레토스에서 에페소로 사람을 보내어 그 교회의 원로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18 그들이 자기에게 오자 바오로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19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20 그리고 유익한 것이면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회중 앞에서 또 개인 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 주고 가르쳤습니다. 21 나는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에게,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오고 우리 주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22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23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마다 일러 주셨습니다. 24 그러나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25 이제, 내가 두루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한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26 그래서 여러분 가운데 그 누구의 멸망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27 내가 하느님의 모든 뜻을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복음 요한 17,1-11ㄴ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아버지께서 주신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도록 아들에게 모든 사람에 대한 권한을 주셨습니다. 3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5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6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뽑으시어 저에게 주신 이 사람들에게 저는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7 이제 이들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에게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8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을 제가 이들에게 주고, 이들은 또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제가 아버지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참으로 알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9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10 저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제 것입니다. 이 사람들을 통하여 제가 영광스럽게 되었습니다. 11 저는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지만 이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드디어 풀었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제 손을 불편하게 했던 깁스를 드디어 풀었습니다. 너무나 신났습니다. 물론 완전히 다 나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겨우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튼 집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왜냐하면 손에서 약간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때밀이 수건으로 열심히 밀었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깁스를 한 부위에서 나오는 엄청난 때……. 이렇게 많이 나올 수가 있을까? 밀어도 계속 나오는 때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3주 동안 씻지 못했으니까 그럴 수 있겠지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래도 3주 동안 먼지도 들어가지 못하게 포장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때로 가득할 수 있을까 라는 감탄을 하게 되네요. 즉, 깁스되어 있었기에 그렇게 더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사실은 엄청난 때가 쌓여있는 장소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들도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들은 스스로를 옳다고 생각 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옳을까요? 정말로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일까요? 스스로 깨끗하다고 할 뿐이지, 사실은 나도 모르게 엄청나게 많은 죄의 때가 한 꺼풀씩 입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끊임없이 죄를 짓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면서 그 죄라는 때의 두께를 더욱 더 두껍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모자란 우리들인데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사랑으로 받아주신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서 우리들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하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을 배반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주님의 마음에 쏙 드는 행동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하시지요.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나한테 잘 하는 사람에게만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우리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서 보여주시지요.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더라도 그를 위해서 기도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사랑의 두께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혹시 죄의 두께가 더 두꺼워서 그 사랑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그 사랑은 나만 사랑하는 이기적인 것이라서, 죄라는 때 안에 쏙 박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때가 많은 사람을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때가 없는 깨끗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마찬가지로 죄의 때가 많은 사람을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점은 하느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주님처럼 완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좋아하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 사랑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오늘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때를 밉시다. 죄의 때를…….



생각의 차이('좋은 글' 중에서)

공자가 하급 관리로 일하고 있는 조카 공멸에게 물었다.

‘네가 일하면 얻은 것이 무엇이며 잃은 것이 무엇이냐?'

공멸이 대답했다.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세 가지를 잃었습니다. 첫째는 일이 많아 공부를 못 했고, 둘째는 보수가 적어 친척 대접을 못 했으며, 셋째는 공무가 다급해서 친구와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그 후 공자는 공멸과 같은 벼슬을 살고 있던 제자 자천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자천이 대답했다.

‘저는 잃은 것은 하나도 없고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배운 것을 실행해보게 되어 배운 내용이 더욱 확실해졌고, 둘째는 보수를 아껴 친척을 접대하니 더욱 친숙해졌고, 셋째는 공무의 여가에 친구들과 교제하니 우정이 더욱 두터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