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이해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네요

ohjulia 2006. 6. 26. 22:46
2006년 6월 26일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제1독서
열왕기 하권 17,5-8.13-15ㄱ.18
그 무렵 5 아시리아 임금은 온 나라를 치러 올라왔다. 그는 사마리아까지 쳐 올라와 그곳을 세 해 동안 포위하였다. 6 마침내 호세아 제구년에 아시리아 임금은 사마리아를 함락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아시리아로 끌고 가서 하라와 고잔 강 가 하보르와 메디아의 성읍들에 이주시켰다.
7 이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자기들을 이집트 임금 파라오의 손에서 빼내시어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주 저희 하느님께 죄를 짓고, 다른 신들을 경외하였기 때문이다. 8 또한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쫓아내신 민족들의 풍속과 이스라엘 임금들이 만들어 낸 것에 따라 걸어갔기 때문이다.
13 주님께서는 모든 예언자와 선견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과 유다에 경고하셨다. “너희의 악한 길에서 돌아서서,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명령하고 나의 종 예언자들을 통하여 너희에게 보낸 모든 율법대로 나의 계명과 규정들을 지켜라.”
14 그러나 그들은 그 말씀을 듣지 않고, 주 저희 하느님을 믿지 않은 그들의 조상들처럼 목을 뻣뻣하게 하였다. 15 그들은 그분의 규정과 그분께서 저희 조상들과 맺으신 계약, 그리고 자기들에게 주신 경고를 업신여겼다.
18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크게 노하시어 그들을 당신 앞에서 물리치시니, 남은 것은 유다 지파뿐이었다.


복음 마태오 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2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3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4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에게 ‘가만,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5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어떤 선배 신부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 신부님께서 컴퓨터에 이상이 생겼다고 저에게 한번 와달라고 부탁을 하셨거든요. 사실 요즘 일이 많아서 가기 싫었습니다. 더군다나 큰 본당의 주임 신부님이시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아시겠어요? 그리고 그분들 중에 설마 컴퓨터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요? 그렇지 않겠지요. 분명히 저보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신부님께서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컴퓨터에 이상이 있다고 꼭 좀 와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할 일이 태산같이 쌓였는데, 또한 강화에서 그곳까지 가는 시간도 꽤 되는데……. 이런 생각들로 ‘가기 싫다’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저를 잊지 않고 불러주시는 신부님을 생각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전번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자체에 커다란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이대로 사용한다고 해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튼 제 나름대로 설명을 자세히 드린 뒤 성지로 돌아가겠다고 나오는데, 신부님께서 성지에서 얼마나 힘드냐면서 용돈 쓰라고 흰 봉투를 하나 내미시는 것이었어요. 저는 사양했지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심각한 고장을 고친 것도 아니고 그냥 컴퓨터 하드디스크만 정리했을 뿐이거든요. 그런데도 신부님께서는 많이 못줘서 미안하다면서 그 봉투를 저에게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성지로 다시 돌아오면서 신부님께서 저를 찾은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고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후배 신부에게 용돈이라도 쥐어주고 싶으신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그 마음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내가 지금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못된 놈인지요?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할 때, 바로 이렇게 못된 놈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여러분이 직접 목격을 하게 되면 어떻습니까? 보기 싫지요. 보는 것 자체도 짜증이 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스로 이렇게 보기 싫어하는 모습을 바로 내가 따르면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런 못된 놈이 되길 원치 않으시지요. 그보다는 좋은 사람이, 사랑을 가득히 담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세요.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자신의 관점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하지 말라는 말씀인 것이지요. 그래서 못된 놈의 길에서 벗어나 주님의 길인 진정한 사랑의 길로 들어서길 원하십니다.

지금 나는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나요? 내가 서 있는 그 길이 바로 사랑의 길이 아니라면, 얼른 자리를 옮기십시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이해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네요.



원수를 친구로 만드는 능력('좋은 글' 중에서)

링컨에게는 에드윈 스탠턴이라는 정적이 있었다. 스탠턴은 당시 가장 유명한 변호사였는데 한번은 두 사람이 함께 사건을 맡게 된 적이 있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법정에 앉아 있던 스탠턴은 링컨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저 따위 시골뜨기와 어떻게 같이 일을 하라는 겁니까?"라며 나가 버렸다.

이렇게 링컨을 얕잡아 보고 무례하게 행동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세월이 흘러, 대통령이 된 링컨은 내각을 구성하면서 가장 중요한 국방부 장관 자리에 바로 스탠턴을 임명했다. 참모들은 이런 링컨의 결정에 놀랐다. 왜냐하면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스탠턴은 "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국가적 재난"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다른 참모들이 재고를 건의하자 링컨은 "나를 수백 번 무시한들 어떻습니까? 그는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으로 국방부 장관을 하기에 충분합니다."라고 했다.

"그래도 스탠턴은 당신의 원수가 아닙니까? 원수를 없애 버려야지요!"

참모들의 말에 링컨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원수는 마음 속에서 없애 버려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원수를 사랑으로 녹여 친구로 만들라'는 말입니다. 예수님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링컨이 암살자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었을 때 스탠턴은 링컨을 부둥켜안고 통곡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 가장 위대한 사람이 누워 있습니다."

결국 링컨은 자기를 미워했던 원수까지도 용서하고 사랑한 진정한 승리자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