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실격 당할 짓을 하지 맙시다.

ohjulia 2006. 8. 29. 06:54
2006년 8월 29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제1독서
예레미야서 1,17-19
그 무렵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을 내리셨다.
17 “이제 너는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나,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그랬다가는 내가 너를 그들 앞에서 떨게 할 것이다.
18 오늘 내가 너를 요새 성읍으로, 쇠기둥과 청동 벽으로 만들어 온 땅에 맞서게 하고, 유다의 임금들과 대신들과 사제들과 나라 백성에게 맞서게 하겠다. 19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너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복음 마르코 6,17-29
그때에 17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18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19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0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21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22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23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24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25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26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27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28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29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올림픽 육상 경기 100미터 달리기 결승에서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사람은 최소한 몇 위라는 순위를 얻게 될까요? 주로 8명이 달리니까, 최소한 8위라는 순위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조금이라도 남보다 빨리 달리기 위해서 먼저 출발하는 횟수가 두 번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한 먼저 결승점에 들어오기 위해서 다른 옆 라인의 선수를 방해하면 어떻게 될까요? 순위가 올라갈까요?

아닙니다. 이 사람은 조금 더 나은 순위를 얻는 것이 아니라, ‘실격’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이러한 육상 선수라면 ‘8위’라는 순위를 얻겠습니까? 아니면 ‘실격’이라는 타이틀을 얻겠습니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부정한 ‘실격’이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보다는 차라리 ‘8위’를 하겠다고 말씀하시겠지요. 그런데 이 사회를 보면 그 부정한 ‘실격’을 얻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실격 당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얼마나 많은 비리와 부정이 이 사회를 뒤덮고 있나요? 그리고 그렇게 실격 당하는 것을 감수하고 부정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용기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아주 이상한 풍토도 조성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들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비록 메달을 받지 못해서 기억에 남지 않는 8위이지만,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기억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실격을 당한 선수는 사람들의 기억에 다시 회자될 때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세요?

오늘 복음에서 헤로데는 바로 이 부정한 ‘실격’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옳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의롭고 거룩한 세례자 요한의 목을 자기 딸의 춤 값으로 주고 말지요.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00년이 지난 지금, ‘헤로데는 나쁜 왕, 자신의 명예심 때문에 세례자 요한을 참수한 잔혹한 왕, 여자의 치마폭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심한 왕’이라는 기억으로 우리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삶 안에서도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습니다. 그 선택은 바로 ‘실격’과 ‘꼴찌’라는 결과로 구분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또한 주님께서는 과연 우리들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실까요? 실격을 감수하고라도 부정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좋아하실까요? 아니면 꼴찌를 하더라도 정당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좋아하실까요?

부정한 ‘실격’이 아닌, 떳떳한 ‘꼴찌’를 선택하는 것. 이것 역시 커다란 용기입니다.


실격 당할 짓을 하지 맙시다.



프로의 정신('좋은 글' 중에서)

어느 날 세계적인 프로골프 선수인 잭 니클라우스가 경쟁자이면서 우정을 함께 나누어온 아놀드 파머의 집을 방문했다.

니클라우스는 그의 방에 아주 오래되어 찌그러진 작은 우승컵 하나만 달랑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해서 물었다.

"선배님! 그 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받은 수백 개의 트로피는 어디에 보관해 두었나요?"

그러자 파머가 "없소. 내가 가진 트로피는 이게 다요."라고 대답했다. 니클라우스가 도저히 믿기지 않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 그러자 파머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집 안에 가장 값진 트로피 하나만 남겨두기로 했소. 이 트로피는 내가 프로선수가 된 후 처음 출전한 경기에서 따낸 우승컵이오. 힘들때마다 트로피와 함께 받은 이 상패의 글귀를 보면서 마음을 다스리곤 한다오"

그러면서 그는 벽에 붙어 있는 작은 상패를 떼어 니클라우스에게 보여줬다. 그 상패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만약 당신이 패배했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패배한 것이다. 만약 당신이 패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패배한 것이 아니다. 인생은 강한 사람이나 빠른 사람에게 항상 승리를 안겨주지 않는다. 우승자는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