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 멜 중에서

별나라 친구

ohjulia 2006. 9. 24. 22:56


sr peter의 별나라 친구

 

= 하 나 =

 

저 멀리에서 안개가 밀려옵니다

아침하늘엔 구름이 점점 퍼져 나가고 .....

 

오늘은 오라버님과 함께 강원도 평창에 동행하신다는

별나라 친구를 생각하며

저 또한 복숭아밭을 찾았습니다

 

9월이 끝나가는데

아직도 복숭아는 볼그레한 볼을 수줍게 보이며

그렇게 가을하늘 아래에서

웃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복사꽃 그늘아래서....'

늘 기억속에 남아있는 멋진 이야기....

 

아마 언제까지나

잊지못할 글이 될 것 같아요

마치 어린왕자처럼.....

 

 

 

= 둘 =

 

'아빠는 늘 나에게 가르쳤는데
참다운 서로간의 이해에 도달하지못하면
서로가 사랑하지 못한다고...
나는 아빠의 사랑을 더 많이 얻으며 자라고 싶어
내 속내를 열어 보이기로한것이다.'

 

득산이의 생각에 저 또한 잠시 젖어 봅니다

'속내'를 보인다는 것은

바로 '관계'를 맺는다는 말과

같은 뜻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왕자와 여우와의 관계....

어린왕자와 장미꽃과의 관계.....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 지는 것...

 

사랑의 관계는

'길들여 짐의 관계가 아닐까' 하는생각을 하게 됩니다

 

 

= 셋 =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제 마음속에 아름다움으로 남아있는 추억입니다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지기 전에는

단지 함께 소임지에서 일하는 선배와 후배 사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일과 관계되는 대화를 나누고......

그런데 어느날 함께 일하는 후배가 제게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우린 서로를 좀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었지요

 

그해겨울....

그것은 그와함께 지낸 첫 겨울이자 마지막 겨울이었습니다

휴식시간이면 꽁꽁 얼어붙은 계곡으로 가서

그 얼음위에 누워 하늘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땐 꽃동네안에 병원이 있지 않았기에

갑작스런 응급환자가 생기거나 위독한 분이 계시면

한밤중에도 나가서 주사를 놓아 주기도 하고

임종을 지켜봐야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었지요

 

우린함께 자주 밤길을 걸어서 그렇게 소임지로 나가야 했고

눈이 내리면 눈길을 걸어서 갔어요

달밤이면 눈덮인 운악산 봉우리가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떠 오르네요

 

그 생활은 아주 짧은 기간이었습니다

전 종신서원 관계로 본원으로 돌아와야 했지요

많이 아쉽고 서운했었어요

 

그 무렵 전  글을 쓰는것을 즐겨 하였어요

제 삶 속에서 가장 많은 글들을 남긴적이 아마 그 시절이었나 봐요

신앙과 사랑과 추억과 그리움을....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삶 속에서 가슴으로 느끼는 깊은 체험을 할 때에

가장 절실하게 쓰여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 마음속의 추억을 잠시 떠 올려 보았어요

마음속으로만 지녔던 추억을.....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이렇게 ....

누구보다도 가장 절 이해해 주실것만 같거든요

 

 

 

= 넷 =

 

나팔꽃의 미소가 참으로 상큼하다는 생각을 하며

과수원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과수원 주변에 숱하게 많이 피어 있었어요

 

배와 사과와 복숭아가 있는 넓은 과수원....

주변엔 은행나무가 길게 심겨져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았던 나무였는데

이젠 하늘을 찌를듯이 크게 자랐습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나봐요

 

저희 공동체엔

전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몸은 건강하지만 정신적으로 병이 있거나 아니면

생각이 부족한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재활을 위하여

여러가지 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과수원일,야채,벼농사, 등등....

요즈음은 복숭아와 사과 배 밤 ...등등 풍성한 수확의 계절입니다

 

일손이 부족할때면

저희도 저녁시간이나 피정중  일부의 시간을 할애하여 

과일도 수확하고 적과摘果(열매솎기:fruit thinning)도 도와주고

여러가지 공동일을 함께 하기도 하지요

 

언젠가 제가 보내드렸던 동영상 중에

'과수원으로 오세요'

사과를 수확하는 수녀님들의 모습 보셨죠?

 

다양한 경험을 하게되는 공동체 생활은 힘든 부분도 있지만

아주 재미있는 생활입니다

 

제 얘기가 무척 길어졌지요?

그럼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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