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오늘의 단상 (심현섭님)

지구를 탈출한 사람들

ohjulia 2007. 5. 29. 01:40
 

 
  오늘의 단상 5월 28일


지구를 탈출한 사람들

 

지구가 폭발해서 사라지기 직전에

일단의 사람들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났다.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멀리 지구가 폭발하면서 흩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눈부신 섬광은 있었지만 소리는 없었다.

 

우주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았다는 기쁨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과 함께

자신들도 또한 죽어가야 할 슬픔이 앞서는 순간이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지구와 가장 유사한 조건의 행성도

빛의 속도로 20년을 가야 할 거리이다.

그것도 그곳에서 인간이 살 수 있다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생존을 위협하는 또 다른 조건이 도사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곳 이외에 안착할 만한 곳을 전연 알고 있지 못하다.

우주선에서 살 수 있는 기간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살아도 죽은 것만 못한 경우이다.

지구를 떠나서는 인간에게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우주선은 관성항법으로 그들이 살았건 죽었건

다른 별과 충돌하지 않는 한

우주의 끝을 향해 무궁한 시간을 날아갈 것이다.



 *

지구와 인간은 공동운명체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발견하고 외쳐대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이 들어갔다.

 

지구를 떠나서는 존재의 의미를 상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에게 필요하고 충분한 모든 것이 지구 위에 있다.

 

지구를 상실하면 인간도 없기 때문에

사람 못지 않게 지구를 사랑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인생이 짧든 길든 하루하루 사는 것입니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이 없고, 내일이 없으면 미래도 삶도 없습니다.

오늘은 좋은 날입니다. 좋은 날답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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