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최인호 베드로
다그 하마슐드(1905~1961)는 스웨덴의 경제학자이자
정치가로 1953년에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던 사람이다.
그는 6'25전쟁 후 우리나라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민족의 은인이기도 하다.
1961년9월 콩고의 내분을 해결하기 위해 현지로 가던 중
잠비아의 산중에서 항공기 사고로 사망했으며
바로 이 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분이다.
이 분이 남긴 말씀 중에 짧지만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지나간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가올 모든 것을 긍정합니다."
하마슐라가 생전에 그리스도 교인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알려진 바 없지만 그의 인생관이었던 이 짧은 어록을
읽어보면 그분이 뛰어난 인격자였음을 깨닫게 된다.
성경에는 주님에게 열 명의 나환자가
"자비를 베풀어 고쳐달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이들을 불쌍히 여긴 주님은 깨끗이 고쳐주신다.
그러나 한 사람만이 돌아와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린다.
이때 주님은 "나머지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한탄하신다.
우리는 모두 주님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소리쳤던
영혼의 나환자들이다.
주님은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를 깨끗이 고쳐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드리는 것을 잊고 있다.
마치 어릴 때 읽은 열 마리의 돼지 동화처럼.
소풍 간 열 마리의 돼지들은 서로의 숫자만 셀 뿐
자신을 세지 못함으로써 항상 한 마리의 부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거의 매순간 우리는 주님께 무엇을 원하고
바라고 빌고 큰소리로 외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그 소망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주님의 은총 때문이 아니라
당연한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숫자를 세지 못하는 돼지들처럼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주님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기도는 대부분 미완성일 때가 많다.
기도는 소망으로 시작되지만 감사로 완성되는 것이다.
시작만 있으되 끝이 없는 미완성의 기도를
우리는 주문처럼 외우고 있는 것뿐이다.
이러한 우리들에게 하마슐드의 짧은 말씀은
완성된 기도가 어떤 것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나간 모든 것을 감사하는 하마슐드의 마음이야말로
큰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주님의 발 밑에 엎드린
나환자의 마음이다.
하느님을 향한 감사의 마음으로 우리의 기도가 완성되어야
비로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는,
엎드렸던 무릎을 펴고 힘차게 일어서서
주님의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의 신천지가 될 것이다.
≪ 하늘에서 내려온 빵 추억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