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2009년 4월 23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ohjulia 2009. 4. 23. 07:46

2009년 4월 23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제1독서 사도행전 5,27-33

그 무렵 27 경비병들이 사도들을 데려다가 최고 의회에 세워 놓자 대사제가 신문하였다. 28 “우리가 당신들에게 그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단단히 지시하지 않았소? 그런데 보시오, 당신들은 온 예루살렘에 당신들의 가르침을 퍼뜨리면서,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씌우려 하고 있소.”
29 그러자 베드로와 사도들이 대답하였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30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예수님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31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영도자와 구원자로 삼아 당신의 오른쪽에 들어 올리시어,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죄를 용서받게 하셨습니다. 32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순종하는 이들에게 주신 성령도 증인이십니다.”
33 그들은 이 말을 듣고 격분하여 사도들을 죽이려고 하였다.


복음 요한 3,31-36

31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32 그분께서는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33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심을 확증한 것이다.
34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 35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36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




안녕하세요? 정말로 오랜만에 새벽 묵상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그러니까 2박3일간 여행을 떠났습니다. 오랜만에 부모님을 비롯해서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하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20일 아침, 설레는 마음을 갖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비행기가 바람 때문에 결항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급하게 제주도 가는 것을 포기하고 강원도로 장소를 바꾸었지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여행을 위해서 제가 많은 것을 준비했거든요. 인터넷과 서적 등을 통해서 제주도 여행 정보도 많이 알아두었고, 또한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제주도에 사는 신부님께도 특별히 부탁을 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하지도 않았던 강원도로 장소를 바꾸게 되었으니 왜 아쉬움이 없겠습니까?

더욱이 강원도에 급하게 잡은 숙소에서는 인터넷을 할 수가 없어서 새벽 묵상 글은 물론 아침문자를 발송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해야 할 일도 하지 못하고, 또한 계획한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기분이 그렇게 좋지 않았지요. 그런데 제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디를 가든 무슨 상관이니? 지금 우리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원래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면 더 좋겠지만, 가족이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원래의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 하나 때문에 가장 중요한 여행의 목적을 잃어버리려고 했던 것입니다.

문득 부차적인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집착하면서 지금 내 삶 안에서 이루어야 하는 원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우리의 삶 안에서 가장 중요한 분은 하느님 한 분이 되어야 하고, 그분께 기준을 맞추어 살아가면 모든 것에 만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세상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의 것들이 없으면 큰 일 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점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복음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즉, 주님께서는 모든 것 위에 계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시기에, 주님을 따라 그리고 주님처럼 사는 사람들은 주님과 함께 끝나지 않는 생명,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따라 어떤 생명을 얻게 되느냐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선택을 위해서는 어떤 것을 더욱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세상의 것입니까? 아니면 주님입니까?



아무리 큰 공간일지라도 설사 그것이 하늘과 땅 사이라 할지라도 사랑은 모든 것을 메울 수 있다.(괴테)



아침의 향기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