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오 10,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4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스승이 제자들을 불러 모은 뒤 무슨 냄새가 나는 지를 묻습니다. 제자들이 냄새를 맡으니 어디선가 썩은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제자가 말합니다.
“썩은 냄새가 납니다.”
이 대답에 스승은 “그것은 네 마음이 썩었기 때문이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번에는 “저 밤하늘이 무슨 색깔인고?”하고 묻습니다. 또 다른 제자가 대답했지요.
“예, 검은 색입니다.”
이 대답에 스승은 “그건 네 마음이 검은 탓이로다.”라고 말씀하세요. 이제 세 번째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마늘장아찌의 간장 맛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무슨 맛이 느껴지는 지를 묻습니다. 이에 제자 한 명이 자신 있게 말합니다.
“짠 맛입니다.”
그러나 이 대답에 대해서도 스승님은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으십니다. 퉁명스럽게, “그래, 그건 네가 짠돌이라서 그렇다.”라고 말씀하세요. 그러면서 바로 옆에 앉은 제자에게 다시 이 간장 맛을 보라고 합니다. 간장 맛을 본 제자는 머리를 굴려서 점잖게 답하지요.
“아주, 단 맛이 느껴집니다.”
이 대답에 웃으며 스승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원 샷!”
정말로 이상한 스승이지요? 그런데 이 이상한 스승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 편할 대로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모습, 그래서 내 주변의 사람들을 계속해서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주님께서는 절대로 이렇지 않습니다. 항상 흔들림이 없으신 분이었고, 항상 똑바른 기준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께서 우리 역시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살아가는 것만이 주님을 제대로 따르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며 이러한 말씀을 전해 주십니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이 제자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아무 것도 지니지 않고 전교 여행을 떠난 제자들의 모습이 아마 세상 사람들의 환영을 받기에는 많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으로써 받아들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결국 주님의 뜻을 간직하며 주님을 제대로 따르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제시하셨던 기준들을 간직하며, 주님께서 보내신 나의 이웃들에게 큰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심판 날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쌓아서 채우는 것이 지식이라면, 비우고 덜어 냄으로써 생기는 것이 지혜입니다. 나눔과 비움 속에 지혜의 싹이 자랍니다(성타).
수탉 그림의 비밀(‘좋은 생각’ 중에서)
호쿠사이는 1800년대 일본의 대표적 화가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그를 찾아와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내가 수탉을 워낙 좋아해서 말인데, 하나 그려 줄 수 있겠나?”
“그려 본 적은 없네만, 한번 해 봄세. 일주일 뒤에 오게.”
친구는 좋아서 펄쩍 뛰며 집으로 돌아갔다. 약속한 일주일 뒤였다.
“아, 미안하지만 한 달만 미룸세. 다음 달에 오면 안 되겠나?”
호쿠사이는 친구가 찾아올 때마다 약속을 미뤘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차라리 약속을 말지 그랬나? 정말 너무하네.”
기다림에 지친 친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냈다. 그러자 호쿠사이는 말없이 종이와 물감을 가져와 순식간에 수탉을 쓱쓱 그렸다. 손에 묻어날 듯 생생한 색채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생동감을 지닌 그림이었다. 친구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 사람아. 이렇게 금방 그릴 걸 왜 뜸을 들였나?”
“자네에게 보여 줄 것이 있네.”
호쿠사이는 친구를 화실로 데려갔다. 그곳에 들어선 친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커다란 화실 곳곳에 3년 동안 밤낮으로 연습한 수탉 그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