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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 거가대교, 겨울 부산-거제 여행

ohjulia 2011. 1. 18. 02:12


올겨울 재미난 여행코스가 하나 생겼다. 서울서 고속철을 이용해 거제도를 찾아 황홀한 낙조 속에 시원한 대구탕을 맛보러 가는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경남 거제도의 외포 앞바다는 겨울철 대구가 회유하는 곳으로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싱싱한 겨울미각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제2 경부 고속철 개통으로 부산 가는 길이 더 빨라진 데다, 14일에는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돼 이 같은 환상의 여정을 세울 수 있다. 거기에 부산에서는 럭셔리 여정도 꾸릴 수있다. 해운대와 자갈치시장 등 부산의 명물을 둘러보고, 백화점 쇼핑에 해운대 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 등, 항도 부산의 낭만 속에도 푹 젖어 들 수 있다. 

부산-거제=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올겨울 재미난 여행코스가 하나 생겼다. 서울서 고속철을 이용해 거제도를 찾아 황홀한 낙조 속에 시원한 대구탕을 맛보러 가는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제2 경부고속철, 거가대교의 연이은 개통에 따른 것이다. 사진은 오는 13일 개통되는 거가대교. 

◆부산 시티투어 

▶해운대 일원 

대한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해운대는 도시와 연접한 보기드문 해수욕장이다. 시내를 활보하다 곧장 고운 모랫길로 나설 수 있으니 이만한 바다 여행지가 또 없다. 해운대 백사장은 길이가 1.5km, 폭이 30~50m에 이른다. 해운대에는 모래밭 말고도 근사한 산책로도 마련돼 있다. 특히 곳곳에 우드데크 포인트를 둬, 시원스레 밀려들었다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겨울 바다를 음미할 수 있다. 또 해변 중간에는 바닷속을 옮겨다 놓은 듯한 '부산아쿠아리움'이 있어 볼거리로 쏠쏠하다. 세계 바다에 서식하는 수백종의 해양생물을 만나 볼 수 있다. 

해운대의 역사는 천년을 넘어선다. 신라시대 문장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자신의 자(子)인 해운(海雲)에서 따와 직접 이름지었다. 해운대의 명물 동백섬에 오르면 선생이 직접 바위에 새겼다는 '海雲臺'라는 글자를 볼 수 있다. 





해운대 동백섬의 누리마루. 

동백섬은 말 그대로 울창한 동백나무와 아름드리 송림이 어우러져 멋진 해안경관을 연출한다. 섬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는 산책로가 압권이다. 또 몇해 전 세계정상들이 모여 APEC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는 기념관 및 국제회의장으로, 동백섬의 랜드마크격으로 통한다. 자연과 전통-현대미가 조화를 이룬 고품격 건물이다. 

해운대 끝자락 미포선착장에서는 유람선도 운행 된다. 해운대와 광안리, 오륙도를 둘러볼 수 있다. 

해운대를 지나 달맞이 고개에 오르면 완만히 커브를 그리는 해운대 해변의 진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언덕위에 그림 같은 카페와 레스토랑, 라이브 바 등이 있어 부산에서의 겨울여행 추억을 담아내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달맞이고개는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오색단풍, 밤이면 멋진 야경이 펼쳐져 송정, 기장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해변 드라이브코스를 이룬다. 

최근 걷기열풍 속에 해운대의 명물로 등장한 '문탠로드'도 들를만하다. 문탠로드는 '달맞이 언덕'을 달빛 속에 걸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달맞이 길~달맞이 동산 오솔길~달맞이 어울마당~구덕포 등 3km 남짓 코스가 이어진다.대체로 미포항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달맞이길 산책에 나서는데 본격 숲길은 '달빛 꽃잠길'로 불리는 달맞이길에서 부터 시작된다.입구부터 바다쉼터~체육시설~해마루밑~구덕포 등 구간 이정표를 따라 송정해수욕장 까지 걸을 수 있는 근사한 해안 숲길이다. 





파라다이스부산호텔 스파 노천온천. 

해운대 여정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온천이다. 해운대는 물좋은 온천지대로 바다구경으로 언 몸을 뜨끈한 온천욕으로 녹일 수 있다. 

▶자갈치시장 

부산의 또다른 말은 '자갈치'다. 자갈치시장은 영도대교 밑 건어물시장에서부터 오른편 남부민동 새벽시장까지를 이르는데, 동북아 최대의 어시장으로 통하는 부산의 명물이다. 매일 수백 종류의 싱싱한 어패류가 새벽 공판장에 도착한다. 수협 자갈치공판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진 노점과 각종 건어물, 횟집, 포장마차 등 이 모두가 자갈치를 구성하는 소품들이다. 쫄깃한 꼼장어구이와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다. 

▶부산역장 제안 '부산 럭셔리 투어' 





양운학 부산역장.. 

부산은 고품격 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특급호텔에 세계적 수준의 백화점 등 부산의 일반 여정 속에 이들 코스를 살짝 끼워 넣기만 해도 근사한 럭셔리 여행코스로 업그레이드 된다. 최근 제2 경부고속철의 완전 개통과 거가대교의 오픈에 즈음해 '부산 럭셔리 투어'를 주창하는 인물이 있다. 양운학 부산역장이 그다. 양 역장은 "수도권 여행객이 단순히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도만 찾을 게 아니라 '부산+거제'의 여정으로 낭만의 바다여행을 즐겼으면 한다"는 바램이다. 

이를테면 KTX를 타고 부산에 도착해 부산의 명물 해운대와 자갈치, 용궁사 등을 둘러 보고 롯데백화점 광복점, 신세계 샌텀시티점 등에서 쇼핑을 즐긴다. 이후 부산의 미식거리를 맛보고 파도소리 들리는 해운대 파라다이스, 웨스턴조선비치 등 특급호텔에서 하룻밤 묵게 되면 해외 유수의 관광지 못지 않은 흡족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는 것.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아쿠아틱쇼. 

거기에 거가대교를 건너 거제에 입성, '여차-홍포' 길의 황홀한 낙조와 외포의 시원한 대구탕을 맛보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겨울여행이 될 것임을 강조한다. 

양운학 역장은 "부산이 제2 경부고속철 완전 개통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거가대교의 개통에 따른 다양한 KTX 관련 여행상품을 적극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세계센텀시티점 야경. 

◆거가대교 

낭만의 해양도시 부산의 매력을 맛봤다면, 이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거제바다의 매력 속에 풍덩 빠질 차례. 그 가교 역할을 새로 개통되는 거가대교가 잇는다. 

14일 개통되는 거가대교는 부산~거제 남해 동부권역 관광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대역사이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을 물밑(침매터널 3.7㎞)과 물위(사장교 4.5㎞)로 잇는 거가대교는 160㎞였던 이들 두 도시 간의 거리를 60㎞로 줄였다. 그간 거제~부산이 승용차로 3시간 남짓 걸렸지만 거가대교를 이용하면 부산도심서 40분이면 족하다. 이로써 연간 총 4000억원 이상의 편익 발생과 연간유류비용만도 16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거가대교는 우리나라 제2의 대도시권이며, 태평양지역과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경남 광역경제권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관광산업분야에서는 다양한 관광상품도 쏟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부산-경남 동부권의 관광수요는 물론 KTX와 연계된 수도권 여행객도 유인함으로써 커다란 부가가치를 낳게 될 전망이다. 

◆낭만의 거제 나들이 

부산 인근 여행지 중 4계절 관광 콘텐츠를 지닌 곳으로는 거제도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거제도는 오는 12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부산권역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아울러 수도권지역 주민들이 당일치기 여정으로 너끈히 거제도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겨울 낙조 '여차 ~ 홍포'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는 해금강, 바람의 언덕 등 곳곳에 빼어난 경치를 지니고 있다. 그중 거제 남쪽 여차~홍포 구간 해안도로도 빼놓을 수 없을 경관을 자랑한다. 바다와 연접한 도로의 굽이를 돌때마다 펼쳐지는 대-소병대도와 매물도 등 다도해 풍광이 압권이다. 특히 일부구간이 오프로드길로 정취가 유다르다. 14번 국도를 타고 동쪽해안을 따라 장승포~구조라~학동~해금강 입구 등을 지나면 곧 여차마을이 나선다. 이곳부터 홍포항까지 4㎞ 남짓 비포장 해안길은 최고의 낭만구간이다. 여차~홍포구간은 낮에도 아름답지만 해질녘 낙조가 압권이다. 하늘을 오렌지빛, 와인빛깔로 시시각각 물들이는 노을이 바둑돌처럼 점점이 박힌 섬으로 살포시 내려 앉은 모습이 장관이다. 

▶아이스크림보다 더 부드럽고 '시원한' 대구탕 





부드러운 육질에 국물이 시원한 대구탕. 

겨울 거제의 대표 미식거리는 '대구'이다. 거제의 동부해안가 외포는 거제앞바다~진해만에서 잡은 대구의 위판장으로 전국 물량의 30% 이상을 공급하는 대구의 집산지이다. 지난 겨울 외포 어판장은 대구 풍어로 분주했다. 최근 몇년 사이 외포가 대구풍어를 맞기까지는 지난 1986년부터 벌여 온 인공수정란 방류 사업 등의 노력이 주효했다. 외포에서 방류된 것들이 멀리 베링해까지 나가 자란 후 겨울이면 산란을 위해 떼를 지어 진해만으로 돌아온다. 





외포 바닷가의 대구덕장. 

밤새 외포 앞바다에서 잡아올린 대구는 이튿날 새벽 어판장으로 향한다. 매일 이른 아침 경매가 시작되는 거제 외포 어판장은 싱싱한 대구를 구하려는 상인들의 발길로 성시를 이룬다. 알아들을듯 말듯 쉼없이 중얼거리는 경매사의 쉰 목소리와 경매인들의 수신호가 3시간 넘게 지속되고,참치 몸통만한 싱싱한 대물들은 미식가들의 식탁을 향해 부지런히 포구를 떠난다. 

예로부터 거제 대구가 유독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은 최고의 성어기에 암놈은 알배기, 숫놈은 고소한 곤이가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외포 부둣가 식당 효진횟집(055-635-6340) 등에서는 시원한 대구탕 맛을 볼 수 있다.뜨거운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그런 부드러움일까 싶을 만큼 하얀 대구살과 곤이의 부드러움은 감탄을 절로나게 한다. 국물의 '시원함' 또한 '아이스크림'에 비길 바 아니다. 

▶거제도에서 운치 있는 하룻밤 '블루마우리조트' 

거제의 대표적 풍광으로는 해금강과 신선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바람의 언덕, 신선대 일원은 기암절벽이 굽이치는 해안과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한 폭의 그림엽서를 담아내는 곳이다. 이 같은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럭셔리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지중해풍의 '블루마우리조트'가 그곳으로 흰 벽에다 테라코타풍의 지붕을 얹어 외관부터가 낭만적이다. 





블루마우리조트 전경. 

블루마우 박승업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다 있구나'싶을 만한 명품 리조트호텔을 꾸미고 있다"며 "거가대교 개통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블루마우는 모든 객실이 바다 쪽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객실에 들어서 베란다 앞에 서면 신선대의 기암절벽이 눈앞에 다가서고 멀리 섬 다포도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앞쪽으로는 연신 거친 파도가 밀려와 하얀 포말이 일고, 언덕 아래 바닷가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은 자연미가 물씬 풍기는 보태니컬 가든을 연상케 한다. 

실내 인테리어도 로맨틱하다. 특히 창가에 커다란 욕조(자쿠지)를 설치해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바다전망과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객실은 큰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