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 관절염→동맥경화·갑상선질환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472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 중 26%에서 동맥경화증·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이 발생했다. 갑상선질환 등의 내분비질환(15%)도 많았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은 "류머티즘 관절염이 생기고 10년쯤 지나면 염증 유발 물질이 심혈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갑상선질환은 류머티즘 관절염처럼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고장난 사람은 두 질병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이 생겼을 때 동반질환 발병을 막으려면 발병 2년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미 동반질환이 생긴 경우, 각 질환의 치료제를 함께 복용해도 된다.
◇갑상선질환→후두질환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선동일·유방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팀이 갑상선암·갑상선양성결절·갑상선기능항진증 등으로 갑상선절제술이 예정된 환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35.8%가 갑상선과 관련 없는 후두질환을 갖고 있었다. 인후두 위산역류(27.2%)가 가장 많았고, 성대결절(4.8%)·성대폴립(1.8%)· 성대마비(1.2%) 등이 뒤를 이었다.
선동일 교수는 "갑상선질환이 있으면 목이 불편해져 헛기침 등을 많이 하게 돼 후두가 잘 상한다"고 말했다. 이 때는 갑상선 절제술을 하기 전 약물치료를 받거나, 갑상선 절제술과 후두질환 수술을 동시에 받는다.
- ▲ 만성질환이나 중증질환이 있으면 그에 따른 동반 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가 동반 질환인 심혈관질환 가능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유방암 환자는 암 자체가 아닌 심혈관질환으로 숨질 위험도 크다.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제니퍼 팻나이크 교수팀이 66세 이상 유방암 환자 6만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16%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이에 대해,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유방암과 심혈관질환이 함께 생기는 경우가 있고, 유방암을 처음 유발한 호르몬 불균형이나 스트레스 등이 심혈관질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만→치매
건국대충주병원 가정의학과 김은태 교수팀은 국내 성인 남녀 293명을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정상 그룹(23 미만)·과체중 그룹(23 이상~25 미만)·비만 그룹(25 이상)으로 나눠서 치매 발병 위험을 조사했다. 과체중 그룹과 비만 그룹은 정상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각각 2.2배와 2.5배 높았다.
김은태 교수는 "비만 때문에 지방세포가 늘면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분비량이 많아지고, 사이토카인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는 것을 돕는다"고 말했다.
◇통풍↔대사증후군
통풍과 대사증후군은 서로 상대방을 유발한다. 을지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통풍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대사증후군을 앓는다"며 "통풍과 대사증후군 모두 고칼로리 식품이나 알코올 섭취 등의 식습관이 간여하고,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은 요산 배설을 억제하거나 요산 생성을 촉진해 통풍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 생활습관 고치면 동반질환 예방 가능
동반질환은 합병증보다 생활습관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합병증은 보통 원인 질병이 심해지면서 생기지만, 동반질환은 생활습관이 한 뿌리가 돼 서로 다른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생활습관을 고치면 상당수의 동반질환을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