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ord/† 주님의 사랑..

[스크랩] 예수를 아는 것

ohjulia 2005. 6. 29. 17:49


고향으로 (그리스도의 향기)

    예수를 아는 것

    바오로는 전통, 개인적인 의무, 열정적인 자세에 대해서 올바른 사람으로 자처하고 있던 때에 하느님의 말씀에 붙잡혔다. 바오로가 감동스러운 어투로 그 많은 부를 나열하는 것을 볼 때 그것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가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히브리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알 때 현대에 와서까지도 그들의 족보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에 찬 고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마치 제2의 본성처럼 그들의 뼛속에까지 깊이 들어가 박혀 있어 벗어날 수 없는 것들이다. 제일 좋은 예가 시몬느 베이유이다. 그녀는 세례성사, 성체성사, 기도의 신비를 깊이 꿰뚫었다. 그리스도교적 삶, 노동, 관상기도에 관한 가장 감동 깊은 글 중의 하나가 시몬느 베이유의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그녀는 세례를 받지 않았다. 히브리 사람으로서의 전통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적 현실의 아름다움을 깊이 직관하였고, 역사와 창조의 절정을 성체 안에서 볼 수 있었던 그녀는 죽도록 성체를 모시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미 자기가 소유한 또 다른 충만과, 또한 계속 순교를 당하고 있는 동족에게서 떠날 수 없었던 그녀의 양심은 끝까지 그 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했다. 바오로가 필립비서에서 예수에 대해 말하는 것을 지금 이 각도에서 본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표현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하지 않으시고"(필립 2,6). 그리스어 원문은 이 구절을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는 것을 '전리품'처럼 차지하려고 하지 않으셨다고 표현하고 있다. 바오로는 자신의 현실을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너무도 소중한 보물이어서 내놓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 보물을 더욱 잘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해 대단한 열정이 불타올라 이 보물을 파괴하려는 위험 인물들에 대해 탄압과 죽음도 불사하게 만들었다. 그리스도인들을 뿌리 뽑으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인물들로 보였고 또 사실이기도 했다. 이 각도에서 볼 때 디모테오 전서에서 자신을 가혹하게 내리치는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전에는 그리스도를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1디모 1,13ㄱ). 그러나 그 뒤에 곧 이어지는 이야기는, 모독한 것은 하느님을 거역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분이 누구 신지 모르고 - 모르면서 했다는 것에 그의 극적인 회심의 핵심이 들어있다 - 단지 자신의 보물을 보호하기 위해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를 박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오로가 죄 가운데에서 살았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바오로는 점차적으로 자신의 자세가 근본적으로 틀렸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바오로에게 있어 하느님은 온갖 선의 근원도, 창조주도 아니었다. 그의 중심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 보물이라고 믿고 있는 그것뿐이었다. 그는 외적으로 볼 때에는 조금도 흠이 없이 올바른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심의 깊은 애착은 아버지이시며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인이 되었다. - 「바울로의 고백」중에서 -

출처 : 고향으로 (그리스도의 향기)
글쓴이 : Oh, Julia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