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ing/떠나고 싶어서

지하철 타고 섬 여행

ohjulia 2005. 9. 1. 23:26

절정으로 치닫는 여름. 거창한 휴가 계획만이 깊은 낭만과 여유를 던져 주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차림, 카메라, 그리고 연인 혹은 친구만 있으면 서울의 주요 공원들은 더할 나위 없는 멋진 하루 여행코스다. 특히 개발 잔재를 뒤로하고 자연과 호흡하는 생태지역으로 거듭난 공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눈여겨볼만한 좋은 학습장이기도 하다. 입소문으로만 전해진 그 안락한 신천지로 함께 떠나보자.

◇42만그루의 울창한 공원,서울숲=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위 35만평에 자리잡은 거대한 생태공원이다.

남쪽과 서쪽은 강변북로를 낀채 시원한 한강 고수부지와 맞닿아 있고 동쪽은 옛 뚝섬 경마장이 공원 끝에 자리잡았다. 지리상으로 한강과 중량천이 정확히 만나는 지점으로, 퇴적섬이기에 대부분이 걷기 좋은 평지다. 월드컵 공원(100만평), 올림픽 공원(50만평)에 이은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공원이지만 42만 그루의 나무들은 서울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대단위 수목지다. 특히 야생동물 100여마리를 방사한 인간과 격의 없는 자연 생태 그대로의 조건을 만든 점은 매우 눈여겨볼만하다.

서울숲은 방학과 휴가를 맞은 입장객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다채로운 이벤트를 펼친다. 오는 3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30분에 애니매이션편과 환경 영화 등을 상영한다. 또 매주 토·일요일 오전7시에는 전문가와 함께 서울숲에서 올바른 걷기 방법을 배우고 자세 교정을 받아보는 ‘웰빙 걷기’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참여를 원할 경우에는 서울숲사랑모임 홈페이지(www.seoulforest.or.kr)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한다. 서울숲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숲사랑모임 (02)462-0253.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내려 8번출구로 나오면 10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강에 유유히 떠있는 생태 조각, 선유도=1978년부터 2000년까지 한강 정수장으로 활용됐던 이 곳이 재활용 생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정확히 양화대교 중간부분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정수 모터, 여과지, 약품 침전지 등 스산한 개발의 흔적들이 천연 녹지로 뒤덮인 채 아름다운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넓은 잔디와 나무 그늘을 생각하는 일반 공원과는 달리 목초와 물의 생성이 유기적인 자연환경을 어떻게 가꾸어 가는지를 자뭇 ‘공부’하게끔 만든다. 선유도 중앙 구 송수 펌프실을 개조해 만든 한강 전시관에는 5000년을 굽어살핀 한강의 질긴 역사가 멀티미디어를 통해 상영된다. 또 선유도 북쪽에 자리잡은 선유정에 오르면 한강 맞은편 마포와 용산 일대의 한적한 강변 장관이 펼쳐진다.

선유도는 8월 한달간 매주 금요일부터∼일요일까지 원형극장내에서 오후 6시부터 무료 영화 상영을 비롯해, 무료 음악 콘서트 등이 열리고 기획전시실에서는 강릉대 물그림 동아리의 물그림전 등이 잇따라 열린다.

현재 선유도는 ‘주말 입장 정원제’(하루 8700명)를 실시하고 있어 방문에 앞서서는 반드시 방문예약을 해야한다.

예약은 한강시민홈페이지(http://hangang.seoul.go.kr)에서 받는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1번출구를 나와 양화대교를 향해 걷거나 지하철 2호선 당산역 4번출구에서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선유도 생태공원 (02)3789 -0590∼5.

◇매립지를 밟고서 하늘과 더 가까이, 하늘공원=공원에 올라 담뱃불을 붙이니 봉사요원이 호루라기를 불며 불을 끄라고 뛰쳐온다. 아니! 하늘과 맞닿은 노천에서조차 담배를 필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서쪽에는 커다란 능선지대를 이룬 하늘공원이 있다. 언뜻보기에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이곳은 지난 1978년부터 15년간 서울시에서 배출된 모든 쓰레기를 소화했던 바로 난지도 매립지다. 1993년 쓰레기 매립을 일체 중단하고 여과기간을 거쳐 2000년 5월 생태공원으로 개장했다. 그러나 공원 밑에서는 여전히 침출수와 가스가 발생해 화재위험에 대비 하늘공원 전역을 금연지구로 지정했다.

가파른 원목 계단을 걸어 정상에 오르면 넓다란 고원 평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정확히 5만7000여평. 수년간에 걸쳐 안정화 공사를 거쳤다지만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수많은 억새풀과 다듬어진 귀화종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다.

남쪽 한강변에는 30m 높이의 풍력 발전기 5대가 서 있어 깊이있는 운치를 더해준다. 풍부한 강바람을 이용해 100㎾의 전력을 발생, 공원내 가로등, 펌프, 탐방객 안내소에 공급한다. 노을에 비친 발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디카 마니아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하늘공원에 오기에 앞서 음료수를 사오는 것은 필수. 공원내에는 그 흔한 매점조차 없다. 휴지통도 없어 들고온 캔, 과자봉지 등은 고스란히 갖고 내려가야 한다. ‘쓰레기는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난지도의 외침이 유유히 들려온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려 1번출구로 나오면 20분거리에 위치해있다. 자세한 사항은 월드컵공원관리사무소(02)300-553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