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약속시간에 상대방이 늦었다고 화내지 맙시다.

ohjulia 2005. 9. 15. 07:43
2005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제1독서 히브리서 5,7-9
예수께서는 인간으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당신을 죽음에서 구해 주실 수 있는 분에게 큰 소리와 눈물로 기도하고 간구하셨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마음을 보시고 그 간구를 들어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고난을 겪음으로써 복종하는 것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후에 당신에게 복종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복음 요한 19,25-27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1995년 ‘타임’지에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네 살 된 어린이들을 방 안에 들어가게 한 다음, 책상에 과자가 담긴 접수를 놓아두었습니다. 연구원은 어린이들에게 잠깐 볼일이 있어 나갔다 올 테니 먹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지요. 그리고 그동안 과자를 먹지 않은 아이에게는 한 개 더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원은 숨어서 아이들을 관찰했지요. 한 아이는 연구원이 나가자마자 과자를 먹었고, 어떤 아이는 잠시 참다가 견디지 못하고 먹어 버렸습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먹지 않고 연구원이 오기를 끝까지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연구원은 안으로 들어가서 먹지 않은 아이들에게 약속대로 과자를 한 개 더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다시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지요. 전에 참지 못하고 과자를 먹었던 아이들은 유혹이 올 때 쉽게 넘어가고 금방 화를 내거나 고집이 셌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참았던 아이들은 신뢰할 수 있는 품성을 지닌 학생으로 성장했으며 학업성적도 뛰어났다고 하네요.

기다릴 줄 안다는 것. 사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내가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것도 결국은 얻게 된다는 것을 자주 체험하게 됩니다. 즉, 이러한 기다림과 인내를 통해서 오히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제는 이런 체험을 하나 하게 되었습니다. 인천에서 회합을 끝내고 다시 성지로 들어오고 있는 중이었지요.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하게도 길이 많이 막히더군요. 그래서 점점 더 피곤함을 느끼면서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앞을 갑자기 끼어들어오는 차가 있었습니다. 깜짝 놀랐지요. 그래서 경적을 울렸지만, 이 차는 이번에는 옆 차선으로 다시 끼어들어갑니다. 이렇게 차선을 계속 변경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려는 것이었지요.

그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빠서 그러겠지 뭐.’라는 생각으로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차를 잠시 뒤에 다시 볼 수가 있었습니다. 글쎄 강화대교를 막 넘어가려고 하는데, 바로 그 강화대교 검문에 걸려서 갓길에 차가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빨리 가려고 차선을 변경하면서 운전을 했지만, 결국은 저보다도 늦게 가게 되었던 것이지요.

서두른다고, 또 ‘빨리 빨리’를 아무리 외친들 꼭 내가 원하는 데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행했을 때,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서 어떤 분이나 다 동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주님 앞에서만큼은 그러지 못하는지요? 즉, 주님께 기도를 하고 난 뒤에는 곧바로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는 것이지요. 기도의 응답이 지금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고 ‘서두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그 기도의 응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원망할 때는 얼마나 많았는지…….

오늘 우리들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마 성모님처럼 끝까지 기다리신 분이 있을까요? 15세의 젊은 나이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갖게 된 뒤부터, 그 아기가 어른이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지는 순간까지도 하느님의 일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진리라는 사실을 굳게 믿으면서,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끝까지 기다리십니다.

이러한 기다림이 바로 우리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는 비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범을 배우라고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제까지 서두르기만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면서, 성모님의 기다림을 내 마음에 새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약속시간에 상대방이 늦었다고 화내지 맙시다.



고민을 넣은 상자('좋은 글' 중에서)

아더 팽크라는 영국의 실업가는 사업에 대한 고민과 걱정으로 항상 불안했습니다.

많은 염려 가운데 살던 그는 "염려에서 벗어나 살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는 매주 수요일을 염려의 날로 정하고 걱정거리가 생길 때마다 걱정하다가 생긴 날짜와 내용들을 적어 상자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수요일 날, 그는 상자 속의 메모지를 살펴보다가 문득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자에 넣을 당시만 해도 큰 문젯거리였던 그것이 훗날 다시 읽을 즈음에는 별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상자를 계속 활용하면서 그가 깨닫게 된 것은, 사람이 살면서 크게 고민하며 염려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