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ord/† 기도를 통하여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ohjulia 2005. 9. 20. 09:06
>> 묻혀진 보물


 "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마태 3,15)

 

 

 

몇 해 전, 많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었을 때,
성체 앞에서 펑펑 울며 하느님을 원망하고 있을 때,
조용히 내 마음속에 심어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얼마 전 수업 시간을 통해 다시금 만난 말씀은
또 이렇게 오래도록 내 안에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이 말씀은 제게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순명을 생각하게 합니다.
선하신 하느님, 자비로우신 하느님,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때로는 알아듣기 힘들고 버거운 삶의 무게 앞에서,
유한한 인간의 이성으로 심오한 그분의 섭리를
알아들어야겠다고, 이해해야겠다고 덤빌 때,
왜 하필..., 왜 지금..., 왜 이런 방법으로...,
왜? 왜? 왜? ... 라고 항변하고 싶어질 때, 
조용히 나를 다독거리시며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자주 나는,
하느님의 일을 인간의 일로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한하심을 인간의 유한함 안에 가두어 둘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을 인간으로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분의 섭리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조금만 부당하다 비합리적이다 여겨질 때면
모든 일에 모든 상황에서 인간의 잣대를 들이댑니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은 조용히 타이르시며 속삭이십니다.
"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당장은 알아듣기 힘들고, 때로는 아픔과 시련들을 받아 안아야 하지만,
모든 것들이 지나고 난 후 가만히 뒤돌아보면,
'그래, 그때는 그래야 하는 거였어'. 라는 독백을 토해내게 합니다.

아직도 가끔은 시큰둥해 있는 저를 바라보시며 속삭이십니다. 
"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머리로 이해되지 않아도, 마음이 아파도,
나를 사랑하시고 나와 함께 살아가시는 그분을 믿고, 또 사랑하기에,
"네" 라고 대답하고 맙니다.

그럴 수 있음이 지금 행복합니다.
그럴 수 있음이 지금 감사합니다.

 

                                                                   서 엘리사벳 수녀. 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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