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ing/떠나고 싶어서

[고창 가을꽃 여행] 메밀꽃밭 하얀 가을이 핀다

ohjulia 2005. 9. 27. 05:29

[고창 가을꽃 여행] 메밀꽃밭 하얀 가을이 핀다

 

# 구름이 내려앉은 듯,눈부신 고창 메밀밭

가을 메밀꽃밭 여행의 1순위는 여전히 소설'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강원도 봉평이다. 이 유명세 덕분에 사실 봉평으로의 메밀꽃 여행은 때때로 인파 속의 시달림을 동반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이 지칠 때 호젓이 찾아가는 메밀꽃밭을 기대한다면 방향을 조금 틀어 고창 공음면으로 향해 보자.

사실 이곳도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봄날 20여만평의 청보리 장관을 선물해주는 학원관광농장이 그 무대다. 보리가 사라진 그 자리에 메밀꽃이 대신하고 있다. 사실 메밀꽃은 하나씩 떼어내 보면 보잘 것 없는 팝콘 같아 보인다. 하지만 10만여평에 이르는 메밀밭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눈이 내린 듯 천지가 우윳빛이다. 시야도 가리지 않아 더욱 광활한 풍광이다. 바람이라도 불면 파란 하늘로 출렁이는 메밀꽃의 대합창이 어지럽도록 황홀하다. 입장료도 없어 눈에 시리도록 그 풍광을 담아갈 수 있다.

아직은 꽃이 만개하진 않았지만 9월 중순이면 너른 들판 가득한 메밀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조금 이르게 찾는다면 해바라기 꽃잔치도 구경할 수 있다. 규모도 수천평이다. 샛노란 해바라기꽃과 흰색의 메밀꽃을 동시에 본다는 것 역시 흔치않은 감동의 기회일 수 있다. 학원관광농장 063-564-9897.

# 선운사 도솔암으로 향하는 붉은 꽃무릇

'꽃무릇'이나 '상사화' 둘 다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꽃을 보는 순간 "아하~이게 상사화구나"라고 알아볼 것이다. 붉은 색의 비늘줄기가 타원 형태를 이룬 상사화는 이름부터 낭만적이다. 꽃이 피고 난 다음에 잎이 나오기 때문에 꽃과 잎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꽃은 가을이면 꽃대 하나 없이 여러 송이로 큼직하게 피어난다.

전해지는 전설도 선운사 상사화를 더욱 낭만적이게 한다. 선운사 스님을 사모했던 한 여인이 스님 방 밖에서 그리움만 키우다 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상사화를 보려면 선운사에서 도솔암으로 걸어가야 한다. 개울물 소리에 홀려 길을 걷다보면 푸릇푸릇한 차밭이 나온다. 상사화는 그곳을 지나자마자 바로 나타난다.

도솔암에서 쳐다보는 선운산도 가을 고창의 빼놓을 수 없는 풍광이다. 상사화를 둘러보고 암자까지 올라가도록 한다. 그외 민중의 살가운 이야기를 들어주는 마애불과 도솔천 내원궁이 볼 만하다.

#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 여행 코스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먼저 고창읍성이다. 조선 단종 때 왜침을 막기 위해 축조한 이 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등 조선 시대의 관아건물이 있다. 돌을 머리에 이고 읍성을 한 번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 번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번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가족과 함께 답성놀이를 해 보는 것도 고창여행의 운치를 더 할 것 같다.

읍성 바로 옆에는 판소리 박물관과 신재효고택이 있다. 한국 판소리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판소리 박물관은 단지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직접 판소리를 체험해 보는 코스들이 눈길을 끈다. 판소리의 북치는 법도 배워보고 판소리 거장들의 목소리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특히 폭포 아래 소리 체험관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인기 만점이라 한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박물관 앞 마당에서 판소리 배우기 행사가 진행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창 고인돌 유적지도 둘러볼 만하다. 탁자식,바둑판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2천여기가 세월로 전해진 선사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좀 더 색다른 코스를 원한다면 심원면 하전의 갯벌체험장이나 고전리 염전도 찾을만하다.

김효정기자 teresa@busanilbo.com

*취재 협조=고창군 문화관광과

 

 

[고창 가을꽃 여행] 여행수첩

고창은 볼거리가 많아 하루 여행으론 부족한 곳이다. 가을 꽃밭 여행 말고도 무장읍성,문수사,미당 시문학관,심원면 하전 갯벌체험장,동학농민혁명 발상지,삼양 염전,석정온천,동호해수욕장과 명사십리 등 몇 번을 찾아가도 또 볼거리가 남아 있을 정도.

전국서 몇 안된다는 삼양 염전과 동호 해수욕장의 일몰,심원면 갯벌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풍경을 찍기 위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산서 고창으로 가려면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까지 간 후 호남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백양사 IC로 내린다.

IC통과 후 좌회전해서 고창읍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제일 먼저 고창읍성 안내판을 만난다.

고창 읍성과 판소리박물관,신재효 고택을 차례로 본 후 학원관광농장 메밀밭이나 선운사 꽃무릇으로 향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부산서 광주나 전주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간 후 광주,전주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고창까지 가야 한다.

고창의 별미는 풍천 장어와 복분자 술. 풍천(風川)은 바다로 이어지는 하천이라는 뜻. 장어의 맛이 뛰어난 것은 이런 입지적 특성이 가미된 결과다. 선운사 입구 삼거리에 위치한 수복회관(063-563-7773)과 상가쪽에 위치한 동백식당(063-562-1560)이 이름이 나 있다. 김효정기자

 

 

[고창 가을꽃 여행] 고창 해수찜
20~30분 찜질로 쌓인 피로 말끔히

고창 해수찜질방.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잘 이해되지 않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시원하다"라고 표현하는 거란다. 뜨거운 여름에도 찜질방에 사람이 몰리는 것도 비슷한 이치. 이렇게 뜨거운 맛 혹은 시원한(?) 기분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라면 고창 해수찜의 재미를 놓칠 수가 없다.

선운사에서 20여분 거리인 구시포 해수욕장에는 전통 찜질방식인 해수찜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1800년대부터 내려오는 우리 민간요법인 해수찜은 산후풍과 부인병,어깨 허리 결림,각종 피부염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진다. 해수가 체내로 침투,삼투압 현상에 따라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원리.

순면 찜복을 입고 해수찜방에 들어서면 각종 약재와 함께 해수물이 탕안에 있다. 물 온도가 90도에 가까울 정도니 무턱대고 몸을 담그면 화상을 입기 십상. 대형 수건을 해수약재물에 적셔 어깨나 허리,다리부위를 감싸며 주물러준다. 수건이 식으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처음엔 몸에 대는 것이 뜨겁지만 몇 차례 반복하다보면 서서히 몸이 개운해지는 걸 느낀다. 보통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어깨가 아파 팔을 올리지도 못했는데 해수찜 후 두 팔로 '만세'를 부르고 나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해수찜의 덕을 본 사람이 많단다. *고창 해수찜월드 063-561-3323. 김효정기자

 

[고창 가을꽃 여행] 개념도



 

 

 

 

 

 

 

 

 

 

 

 

 

 

 <부산일보>




'Sharing > 떠나고 싶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동 국제탈춤 페스티벌 2005  (0) 2005.10.03
청계천,문화가 흐른다...  (0) 2005.10.01
우리나라의 오지마을들  (0) 2005.09.26
단풍소식  (0) 2005.09.25
데이트코스-연꽃 연못  (0) 200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