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ing/떠나고 싶어서

전남 장성 -만추의 백양사

ohjulia 2005. 11. 30. 07:42

지난 주만해도 하늘이 그렇게 맑더니 이제는 정말 한치 앞이 안보인다는 말처럼 자욱한 스모그가 서울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그래도 가을이라고 아침 저녁으로는 보일러를 켜지 않으면 안될 정도이니 올 여름처럼 덥다덥다 싶었는데 아이구 춥다라는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이제 가을꽃도 곱게 물든 단풍에게 또 그 자리를 물려주는 모양이다.
이번 주는 곧 불처럼 타오를 단풍 아름다운 전남 장성의 백양사를 소개하기로 한다.

내장산 국립공원지역에 포함돼 있지만, 백양사는 내장산이 아닌 백암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명찰로 본래 이름은 백암사였고 1034년 중연선사가 크게 보수한 뒤 정토사로 불려졌다. 조선 선조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법회가 3일째 되던날 하얀 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고, 7일간 계속되는 법회가 끝난날밤 스님의 꿈에 흰양이 나타나 '나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양으로 변했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다시 환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절을 하였다 한다. 이튿날 영천암 아래에 흰양이 죽어 있었으며 그 이후 절이름을 백양사라고 고쳐 불렀다.


쌍계루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한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은 '두 시냇물이 합류하는 지점에 누각이 있어 왼쪽 물에 걸터앉아 오른쪽 물을 굽어보니 누각의 그림자와 물빛이 위아래로 서로 비치어 참으로 좋은 경치였다'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백양사 후면에 있는 국기단은 선조 36년(1603)과 현종 3년(1662)에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특별히 임금이 친히 제문을 짓고 홍문관 교리를 파견하여 제사를 지냈던 곳이며, 백양사 쌍계루에서 오른쪽 언덕으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비구니들의 법도정진 도량인 단아한 천진암이 있다.


내장산 국립공원 남부 지역인 백양사지구도 단풍구경에는 모자람이 없다. 내장사의 단풍터널에는 그 규모가 다소 못 미치지만 이곳에도 단풍이 터널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대단하다. 단풍산행에는 오히려 그 호젓함이나 싱싱함에서 내장사쪽 보다 낫다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백양사 뒤쪽으로 보이는 백학봉은 내장산에 버금가는 단풍산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어서 마치 전인미답의 땅을 밟은 것 같은 느낌마저 받는다. 또 내장사지구에서 추령을 넘어 백양사지구로 이어지는 도로는 내장산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사진

「 쌍계루 앞 」

 


「단풍 터널」
 
지난 해에 비해 올 가을 단풍은 더없이 아름다울 것이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여름이 좀 더웠어야 말이지… 해서 올해는 유난히 단풍 여행객이 많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난 해 단풍 여행을 다녀왔지만 그때도 그렇게 구경꾼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어떨지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벌써 설악산은 단풍이 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 금새 단풍 붉은 물결은 남하를 하여 전국이 활활 타오르는 불 같은 단풍으로 뒤덮일 것이다. 설악산은 워낙 단풍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는 아직까지 설악산 단풍 여행을 해보지 못했다. 여행을 업으로 하는 나로써는 참 부끄러운 말이지만 사진이라도 찍을라치면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도통 카메라를 꺼내기가 무색할 정도이니 말이다. 한마디로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할까…

어디든 마찬가지일 테지만 그래도 단풍 사진을 담기 위해 지난 해에 백양사를 다녀왔었다. 정말 마음 굳게 먹고 다녀온 여행이었지만 정말 몇 번씩이나 마음을 쓸어 내렸는지 모른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단풍 잎의 수만큼 사람들이 몰린다고 할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단풍을 좋아하는지 예전에 미처 몰랐다. 왜 아니겠는가, 나 역시 곱게 물든 단풍을 보고 무척 기분이 좋았으니 말이다.
백양사 단풍은 매표소를 출발해 계곡을 따라 쌍계루까지 이어지는 진입로가 가장 아름답다. 그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단풍 터널에 폭 싸여 멋진 단풍여행이 시작된다. 이 단풍 터널에 있는 나무는 애기단풍으로 불린다. 애기 손만큼 작은 단풍잎이 선홍빛으로 아주 맑은 붉은색을 띈다. 특히 쌍계루 앞 연못에 닿으면 그만 털썩 주저앉게 된다. 연못 위로 떨어진 단풍잎, 백양사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이 고스란히 이 연못에 담겨 사진을 좀 찍는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모일 정도이다. 꼭 사진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그럴 것이다. 쌍계루 앞에서 멋진 사장 한장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부도밭」
 
이렇게 쌍계루에서 금강문을 들어서면 백양사의 경내로 이어진다. 대신 경내로 들어서면 가람의 배치가 조금은 비좁고 건물들이 고풍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얻게 된다. 원래 백양사는 백제 때 창건된 사찰이다. 창건 당시 백암사로 불리우다가 조선 1574년(선조 7)에 환양선사에 의해 백양사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백양사(白羊寺)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흰 양이라는 독특한 뜻의 이름을 지닌 이 백양사에는 이름에 얽힌 전설이 전해온다.
조선시대의 환양선사가 설법을 하고 있는데 꿈에 흰 양이 나타나서 스님의 설법으로 자신을 환생하게 하여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다음날 환양선사가 설법하던 영천암 마당에 흰 양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백양사라 하였다는 것이다.
 


「금곡영화마을」
 
현재 백양사에는 환양선사가 세웠다는 극락전이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가장 오래된 건물이고 그밖에 대웅전, 사천왕문, 명부전 등이 있다. 쌍계루 바로 뒷편에는 부도밭이 있는데 보물로 지정된 소요대사의 부도와 석가모니 진신사리가 모셔진 9층석탑 등이 있다.

이렇게 백양사를 돌아보고 난 후에는 가까운 금곡영화촌을 들려도 좋을 것이다. 그곳에 계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깡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푸근한 정을 느낄 수 있어 꼭 한번 들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교통정보

대중교통 이용시

1. 정읍 - 사거리터미널 직행버스 이용 30분 간격/35분 소요 2. 광주 - 사거리터미널 경유 - 백양사행 직행버스 이용 40분 간격 / 1시간 소요(사거리터미널에서 백암산 입구까지 20분 소요)

* 자가용 이용시

1. 호남고속도로->백양사 I.C->1번 국도로 진입 ->738번 지방도로 -> 뉴백양관광호텔 -> 백양사

2. 내장사 버스터미널 옆으로 나있는 삼거리 -> 추령고개 -> 복흥 3거리 -> 백양관광호텔 우회전 -> 백양사

3. 장성읍에서 1번국도->정읍방향->19.6km->북하면 소재지->정읍 내장산방향->738번 지방도로 -> 뉴백양관광호텔 -> 백양사

 

* enjoy Point

[백암산에서 내장산으로 이어지는 등산코스]
백양사의 단풍이 전체 산과 조화를 이루며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면 현란하지 않은 가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연중 많은 등산객들을 맞는 백암산 이지만 특히 가을 산행을 주로 낙엽 활엽수의 오색단풍으로 물든 자연을 만끽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 주변여행지간거리

<->장성호관광지:10분
<->금곡영화마을:30분
<->축령산휴양림:30분
<->내장사:40분

* 사진찍기좋은곳

백양사에서는 쌍계루를 배경으로 삼는 게 가장 괜찮은 포인트다.
쌍계를 중심으로 백암산의 기암과 연못에 비친 그림자를 함께 잡아보자, 이때 카메라를 세로로 해주면 더욱 좋다.


숙박정보
백양사 주차장 부근에 숙박시설들을 이용해야 한다.
 

음식정보
백양사 주차장 주변에 음식점들이 즐비하니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Sharing > 떠나고 싶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해를 정리하기 좋은 곳 4군데  (0) 2005.12.08
연인들 추천 여행지  (0) 2005.12.02
11월에 가볼만한 여행지  (0) 2005.11.28
토속 먹을거리 전국 맛 지도  (0) 2005.11.26
아름다운 가을 이미지  (0) 200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