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나를 도와주는 것 5가지만 찾아보세요. 쉽게 찾으셨지요? 이렇게 나를 도와주는 것은 너무나 많아요.

ohjulia 2005. 12. 16. 06:17
2005년 12월 16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제1독서 이사야 56,1-3ㄱ.6-8
1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여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로움이 곧 드러나리라.” 2 행복하여라, 이를 실천하는 사람! 이를 준수하는 인간,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않는 이, 어떤 악행에도 손을 대지 않는 이. 3 주님을 따르는 이방인은 이렇게 말하지 마라. “주님께서는 나를 반드시 당신 백성에게서 떼어 버리시리라.” 6 “주님을 섬기고 주님의 이름을 사랑하며, 주님의 종이 되려고 주님을 따르는 이방인들,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않고, 나의 계약을 준수하는 모든 이들. 7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산으로 인도하고, 나에게 기도하는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하리라. 그들의 번제물과 희생 제물들은 나의 제단 위에서 기꺼이 받아들여지리니,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
8 쫓겨 간 이스라엘 사람들을 모으시는 주 하느님의 말씀이다. “나는 이미 모아들여진 이들 말고도 다시 더 모아들이리라.”


복음 요한 5,33-36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33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들을 보냈을 때에 그는 진리를 증언하였다. 34 나는 사람의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너희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35 요한은 타오르며 빛을 내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려고 하였다.
36 그러나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더 큰 증언이 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완수하도록 맡기신 일들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





이번 주는 저에게 있어 상당히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 나아서 평상시와 같은 몸이 되었지만, 지난 월요일에 허리를 삐끗해서 며칠 동안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지내야 했었거든요. 그런데 허리가 아프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낼 수는 없지요. 미사도 해야 하고, 밥도 해 먹어야 하고, 성지 청소 및 정리도 해야 하는 등, 허리 아프다고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래도 제가 움직이는데 큰 힘을 주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대’입니다. 즉, 이 ‘복대’로 허리를 조여주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물론 많은 일을 할 수가 있게 함으로써 저의 어려움을 많이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복대’처럼 우리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시는 분들에게는 휠체어나 목발이 있습니다. 또한 계속 서 있어서 다리가 아프신 분에게는 앉는 자리가 도움을 줍니다. 먼 거리를 가고자 할 때는 자동차나 버스 등의 교통수단이 그 어려움을 해결해줍니다. 엉망진창인 저의 예쁘지 않은 글씨를 예쁘게 바꿔주는 지금 이용하는 워드 프로그램도 저를 도와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이 밖에도 우리를 도와주는 것들, 나의 어려움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늘 혼자 있다고, 이 세상에 자신이 홀로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서 스스로를 그렇게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이러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지금 여러분이 접하고 있는 물건을 하나 떠올려 보세요. 컴퓨터를 하나 생각해볼까요? 컴퓨터가 여러분 앞에 있기 까지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쳤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컴퓨터를 여러분 앞에 놓기까지 도움을 주었던 그 많은 사람들을 여러분들은 잘 알고 계십니까?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빠짐없이 모두 잘 알고 계시나요? 아니지요. 어쩌면 단 한 명도 모를 지도 모릅니다. 바로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 달랑 놓여 있는 것일까요?

하느님께서는 단 한명의 예외도 없는, 모든 이의 구원을 원하십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을 보내셨고, 당신의 사랑하는 외아들인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파견이 단 일회적인 것일까요?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들의 구원을 원하시는 하느님께서는 계속해서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사람을 통해서,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많은 물건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당신의 구원 손길을 보내주고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 세상에 혼자라고 생각하면서 힘들어하십니까?

오늘은 여러분 삶 안에서 계속 활동하는 주님의 손길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오는 그 손길을 하나하나 체험할 때, 우리들은 커다란 감사와 함께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도와주는 것 5가지만 찾아보세요. 쉽게 찾으셨지요? 이렇게 나를 도와주는 것은 너무나 많아요.



4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던 남편 깨어나게 하다.('좋은 글, 희망편지' 중에서)

“남편이 발가락을 움직이는 순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내가 되었죠"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4년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기적적으로 깨어나게 한 아내가 있다. 끔찍했던 지난 시간의 고통은 남편이 눈을 뜨는 순간 훨훨 날아가 버렸다는 성정희씨가 그 주인공. 그녀는 남편이 힘겹게 발가락을 움직이고 눈을 깜빡이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기적이에요. 기적! 당신 정말 대단해요”

부평에 있는 한 병원의 햇살 잘 드는 창가 옆 침상에 정승호(49세)씨가 누워 있다. 코에는 음식물을 넣기 위한 고무관이 연결돼 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 손가락 발가락을 조금 움직이는 것, 눈을 깜빡이는 것뿐이다.

“여보 왜 울어? 사진 찍는 거 싫어서 그래?”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기자 일행을 보자마자 눈에 한가득 눈물이 고이더니 이내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정승호씨의 마음을 읽지 못해 기자는 당황스러웠다.

“여보! 싫거나 슬퍼서 우는 거 아니지? 괜찮으면 윙크해봐.”

아내 성정희(36세)씨의 말에 정씨는 간신히 한쪽 눈을 깜빡인다.

“이이가 감정이 북받쳐 이러는 거예요. 인터뷰해도 되겠느냐고 제가 물어봤더니 처음엔 싫다고 했어요. 그런데, ‘당신 모습을 보고 다른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힘을 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더니 그러면 인터뷰를 하자고 그러더라고요.”

어쩌다가 꼼짝도 못하고 병원에 누워 있는 신세가 됐는지, 정승호씨가 현실을 받아들이는 건 아직 버거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했다. 간절한 그 마음이 눈물로 쏟아져 나온 것임을 기자는 뒤늦게 알았다.

“말은 못해도 눈으로 의사표현을 다 해요.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할까, 생각을 해서 제가 어떤 말이든 해요. 그러면 맞으면 맞다, 싫으면 싫다 눈으로 표시를 하죠.”

이심전심은 곧 이 부부를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성정희씨는 남편의 눈빛만 보고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나 잘 읽어내고 있었다. 사실 정씨는 아직 이 기적 같은 일이, 아니 어느 날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4년이나 흘렀고 자신은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몸부림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월 1일에 의식을 찾았어요. 아이들 아침 챙겨 학교 보내고 났더니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빨리 와보라고요. 달려와서 이 사람 손을 잡았는데 글쎄 힘을 주는 거예요. 발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하니 어렵게 움직였어요. 그리고 눈을 깜빡이더니 이내 눈물을 주르르 쏟는 거예요. 제 말을 알아듣는 거였어요. 드디어 의식이 돌아온 거죠. 손끝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었던 지난 4년을 빼고 전부 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둘이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죠. 전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이 사람이 스스로 깨어난 거예요. 장해요. 우리 남편 너무 대단해요.”

성정희씨는 가족들에게도 빨리 기쁜 소식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화기를 들었다. 아이들을 부르려고 했는데, 순간 남편이 당황해하는 기색을 보였다고. 너무나 보고 싶지만 이런 모습으로 아이들과 눈을 마주칠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수시로 병원에 찾아와 아빠 모습을 봐왔어요. 하지만 그건 남편이 의식이 없었을 때잖아요. 몸은 움직이지 못해도 정신은 멀쩡하게 돌아왔으니 자신의 모습을 본 아이들이 얼마나 속상할지, 충격을 받을지 아빠로서 걱정이 됐던 거예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아빠가 깨어난 것을 알려줬어요. 부랴부랴 달려왔더라고요. 아빠가 처음에 쓰러져 누웠을 때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믿기지 않는다고 했어요.”

두 아들을 본 남편은 많이 놀라워했다. 당연한 일이다. 승호씨의 기억 속에 초등학교 6학년이던 큰아이는 청년 티가 나는 고등학생이 됐고 작은아이도 중학생이 됐으니까 말이다. 모든 가족, 친척, 지인들도 병원을 찾아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이 같은 기적에 투병 중인 주변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반가워했고 담당 의사도 “난 한 일 별로 없는데, 스스로 기적을 일으킨 거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보자”며 응원해줬다. 성정희씨는 울면서, 웃으면서 사람들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

“잔치를 했어요. 너무 기뻐서 열 번이고 백 번이고 하고 싶더라고요. 식물인간이 된 환자 가족들의 모임에 한 달에 한 번씩 나가고 있었는데 모두들 우리 애 아빠 일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어요. 많이 지쳐 있던 그들이 다시 용기를 얻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죠.”

그녀는 아직도 남편 덕분에 병실 안의 분위기가 들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오직 시아버지만이 그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했단다.

“아버님은 남편이 쓰러진 후 9개월 만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어요. 사실 이이가 쓰러졌을 때 아버님도 건강이 상당히 안 좋으신 상태였어요. 막내아들이 이렇게 된 것도 모른 채 눈을 감으셨죠. 그리고 남편은 아버님 돌아가신 걸 아직 몰라요. 충격받을까봐 차마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고요. 나중에 이 사람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말해줘야 할 텐데 입이 안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에요.”

올 초 정승호씨는 큰 위기를 넘겼다. 갑자기 폐렴 증세가 나타나더니 혈압이 잡히지 않았다. 급하게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담당 의사는 “이제는 마지막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통보했다. 성정희씨도 “내가 붙잡고 있어서 이토록 힘들게 지금까지 왔나봐. 여보! 미안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편하게 눈감게 해줄걸~”이라며 마음을 정리하려 애를 썼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승호씨의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하더니 다시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7개월이 지나 이렇게 깨어난 것이다. 기자와 성정희씨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정승호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 아이들과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생각에 발걸음을 서둘렀던 4년 전의 퇴근길을, 자신이 의식을 놓고 있는 사이에 혼자 마음고생, 몸 고생을 했을 아내의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