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례 산수유마을(3월 중순 ∼ 4월 초순)
산수유가 세인들로부터 봄꽃을 대표하는 꽃 중의 하나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칠팔 년 전의 일이다. 예로부터 '산수유의 고장'으로 이름난 전남 구례지방은 해마다 3월 중순에서 4월 초까지 온통 샛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꽃으로 별천지를 이룬다. 산수유의 고장답게 오늘날 우리나라 산수유(열매) 생산량의 60%가 이곳에서 나며, 구례지방 생산량의 85%는 지리산 만복대 기슭에 자리잡은, 지리산온천이 있는 산동면에서 생산된다. 이 작은 면에서 생산되는 산수유의 양이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절반쯤이나 되는 셈이다.
구례군 중에서도 산수유마을 1번지로 손꼽히는 곳이 상위마을과 하위마을이다. 지리산온천지구를 지나 지리산 산중턱으로 계속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위안리 하위마을과 상위마을에 닿게 된다. 샛노란 산수유꽃이 필 때면 마을에는 사진작가며 화가 등 화사한 꽃잔치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모여든다.
산수유가 이 지방의 특산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2백년 전쯤이었다고 한다. 지리산 험산준봉에 둘러싸여있어 논이 적고 밭이 척박하였기에 산수유 나무를 곳곳에 심어 생계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여느 꽃도 마찬가지겠지만 산수유꽃의 아름다움은 무리지어 피어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산수유꽃은 꽃잎의 길이가 2mm쯤으로 아주 작아서 꽃송이 하나하나의 모습은 아름답거나 화려함이 두드러지지 않고 그저 산뜻하거나 청초하게 보일 뿐이다. 그러나 수십, 수백 그루씩 무리지어 자란 산수유나무가 한꺼번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행자들은 그 환상의 풍경 속에서 어느 새 한 점 꽃잎으로 변한 기분에 젖어든다.
산수유는 중부 이남에서 재배되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송으로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것이 특징이다. 빨간 색의 열매는 가을에 거둬들이며 보신한약재로 쓰인다. 신장요로계통과 오줌싸개,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구례군 토지면의 문수리도 계단식 논밭 사이로 산수유가 아름답게 피어나는 고장이니만큼 산동면 산수유를 접해본 여행자들이라면 운조루 안쪽 골짜기의 문수리를 찾아가보도록 한다.
◆여행메모:
서울에서 전라선을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새마을호를 타면 4시간 20분, 무궁화호는 5시간 정도 걸린다. 구례구역 근처에는 섬진강호텔(061-781-2000) 등이 있다. 산동면 일대는 온천 지대로 개발돼 지리산온천을 비롯해서 온천수를 쓰는 숙박시설과 식당이 많다. 그 가운데에서 송원리조트콘도(780-8000)는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혜림회관(783-3898)은 찌개백반을 잘 하는 집이다. 상위마을의 구자원씨(783-1284)네는 민박도 받고 식사도 제공한다.
2.거제 학동 동백림(3월 중순 ∼ 5월 하순)
경남 거제도도 동백꽃의 명소이다. 장승포에서 해금강 입구에 이르기까지 27km를 조금 넘는 동부해안 도로는 말 그대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내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쉼없이 펼쳐지고 가로수로 자라는 동백나무에는 빨간 동백꽃들이 앞을 다퉈가며 피고 진다. 해안은 모래사장 또는 몽돌밭으로 뒤덮여 여행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장승포동을 출발, 지세포와 와현마을, 구조라해수욕장을 지나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학동 몽돌밭 해변과 팔색조의 도래지인 학동 동백숲이 기다린다. 학동 몽돌밭 해변은 흑진주빛을 발하며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명상음악을 선사한다. 따끈하게 데워진 그 돌밭에 잠시 앉아 파도와 자갈이 빚어내는 음악을 감상하고 있으면 도심에서 얻은 근심이 차분하게 바다 속으로 침잠하게 됨을 느낀다.
천연기념물 제 233호로 지정된 학동 동백숲은 해금강으로 가기 전 도로변에 있다. 숲 보호를 위해 긴 거리에 걸쳐 출입을 금하는 울타리가 쳐져있다. 동백꽃은 11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 이듬해 5월까지 번갈아 피고 진다. 꽃의 수명은 고작해야 열흘 정도이지만 워낙 많이 피어나고 있어 한여름과 가을철을 제외하고는 내내 동백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숲에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팔색조가 산다. 팔색조는 팔색조과에 딸린 새로서 개똥지바뀌와 생김새가 닮았다. 등은 짙은 녹색이며 배는 흰색과 노랑색이 섞였고 머리는 밤색 깃이 덮였는가 하면 얼굴은 검정색에 목은 흰색. 날개는 검은 바탕에 흰 얼룩이 졌고 꽁지는 황백색. 그처럼 다양한 빛깔을 가진 새가 팔색조이다. 매년 6월 중순에 이곳을 찾아와 보금자리를 틀고 가을이면 중국이나 대만으로 돌아간다. 울음소리는 너무도 아름답고 듣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편안하게 만든다고 한다.
◆여행메모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장승포행 직행버스가 2시간 간격으로 있다. 7시간 소요.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 구마고속도로를 거쳐 마산-고성-통영 코스를 이용하거나 남해고속도로 사천나들목을 빠져나가 사천-고성-통영 코스를 이용, 거제까지 간다. 또는 부산에서 거제도행 카페리에 차를 싣고 가도 좋다. 소요 시간이 45분밖에 안된다는 것이 장점. 거제도에서 유람선을 안타보면 두고두고 후회. 해금강, 외도 등을 도는 해상관광유람선 연락처는 다음과 같다.
장승포유람선 055-681-6565, 구조라유람선 055-681-1188
학동유람선 055-636-7755, 해금강유람선 055-633-1352, 와현 055-681-2211
3.해남 보해매원(3월 중순 ∼ 3월 하순)
매화나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약 1천5백년 전으로 추정되며 한국에 들어온 매실은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와 알맞은 토질의 영향으로 아주 질이 좋은 산매가 되었다. 옛 어른들은 매화나무의 꽃이 잘 피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했고 꽃이 아래를 보고 피면 그 해는 비가 많이 온다, 위를 보고 피면 늦서리가 온다고 점을 치기도 했다.
매화꽃이 큰 무리로 피어나는 모습을 보려면 해남군 산이면의 보해매원(061-532-4959)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1979년도에 농원이 조성되었으며 약 12만여평의 너른 땅에 3월이면 매화가 만발, 해남 땅을 하얀 색과 분홍색으로 물들인다. 이곳에 매화꽃단지가 조성된 것은 매실주로 담글 열매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곳은 기온이 온화하고 구릉지대라서 매화 재배에 적당하다. 6년생 매화나무가 1만2천주 가량 자라고 있고 다수확 품종인 남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백가화와 앵수 등의 수종도 있다. 해마다 6월이면 5백만톤 분량의 매실을 수확한다.
봄철이면 매화꽃이 너무도 아름답게 피어나 몇몇 사진작가들만 찾아가는 정도이다. 현지에 가봤자 농장 일을 하는 사람들 뿐이지만 특별한 절차 없이 편하게 매화꽃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입장료 같은 것도 없으며 숙식시설도 없다. 오직 매화꽃만 따뜻한 황토벌을 장식하고 있을 뿐이다. 농장 사무실은 매화농장에서 다소 높은 곳에 위치, 남쪽으로는 금호방조제로 생겨난 금호호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영암방조제로 막힌 영암호가 눈에 들어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메모
목포에서 영산강하구둑 방조제, 대불방조제를 건너면 영암방조제와 금호방조제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영암방조제를 건넌 뒤 얼마 못가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해남군 산이면으로 길이 이어진다. 면소재지가 있는 초송리를 지나면 보해매실농원 간판이 오른쪽에 보인다.
제대로 남도의 맛을 즐기려면 해남읍내의 천일식당(061-536-4001), 터미널로터리의 녹향숯불갈비(533-6633) 등을 찾아간다. 산이면 소재지에는 식당은 몇 군데 있지만 숙박시설은 없다.
4.서천 동백정(3월 하순 ∼ 4월 하순)
전북 군산과 맞닿아 있는 충남 서천군은 금강변에 자리하고 있다.이 서천군에서 바다 쪽으로 비쭉 튀어나온 서면 마량리 도둔곶에는 탐스런 꽃과 햇볕에 반짝이는 잎을 지닌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다.
서천화력발전소를 빙 돌아가면 만나게 되는 아담한 동산을 만나게 된다.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이 동백나무는 모두 아름드리로 80그루나 된다. 이 동백나무숲 한가운데에는 정자가 하나 서있어 동해바다처럼 푸른 서해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동백정이라 한다. 동백정 바로 아래 바닷가에 떠 있는 한 점 섬의 이름은 오역도라고 한다.
동백정에서 내려다보이는 서해를 보고있노라면 무심의 경지에 들어서는 기분이 들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더구나 동백꽃이 활짝 핀 날에 보는 푸른 서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동백은 원래 7m까지 키가 자라지만 이곳의 동백나무는 거센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느라고 겨우 3m 남짓하다. 하지만 다른 지방의 동백나무와는 다르게 옆으로 몸집을 키웠다. 숲이라고 해도 빼곡하게 들이찬 것이 아니라 몇 미터의 간격으로 자란다. 동백나무가 드문드문 서있는 모습은 마치 조용한 정원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동백숲이 형성된 데에는 전설이 전한다. 300년 전에 마량의 수군첨사가 꿈을 꾸었는데 바닷가에 꽃이 떠있는 것이었다. 그는 꿈에본 이 꽃을 찾아내 잘 기른다면 마을이 번성하리라는 생각에 꿈에 본 곳으로 가보니 정말 꽃이 있어 그 꽃뭉치를 번식시켰다고 한다. 그 꽃이 바로 동백꽃이다.
이것은 전설이고 전하는 말은 중종 35년인 1540년에 수군첨사가 험난한 바다를 진정시키려고 이곳에 제단을 만들라는 계시를 받은 후에 심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백정 누각은 제단에 붙여졌던 이름으로 건물은 1965년 옛 한산군청 청사의 건물을 옮겨다놓은 것이다.
◆여행메모
장항선 열차를 타면 새마을호가 3시간10분, 무궁화호가 3시간24분 걸린다.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는 서천행 직행버스가 하루 13회 운행된다.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예산-홍성-보령을 거치면 서천에 닿는다. 비인에서 마량리 동백정 주유소까지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동백정과 가까운 춘장대해수욕장 주변에는 신흥장여관(041-952-2526), 춘장여관(952-2090), 화신장여관(951-8828), 해변산장(952-2646), 백이모텔(952-4812) 등의 숙박시설과 예인 카페(952-779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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