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 사랑하는 이들의 글

부활절과 달걀의 관계

ohjulia 2006. 4. 16. 06:58
부활은 생명의 탄생이요 자연의 섭리이다. 부활절의 기원과 뜻을 알아본다.

 

 

출처 : 데일리안광주전남 http://www.dailian.co.kr/gj

 

오늘 4월 16일은 부활절이다. 통칭 기독교의 상징인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이승을 하직했다가 다시 신의 아들로 부활하는 것을 기념하는 날인데 시기로 보아서 우리나라의 절기 중 곡우에 가까운 점으로 봐서 만물이 소생하고 농작물을 키우기 시작해도 좋은 때를 상징하는 것 같다.

◇ 영화 ´그리스도의 유혹´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여 지키는 부활주일은 영어로 ‘Easter’ 라고 명칭 하는데 이는 ´Eastre´ 라는 이교도적인 이름을 고대 영어에 맞추어 바꾼 말로써 튜튼족의 신(神) 중 봄과 새벽의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여신의 축제는 해마다 춘분에 열렸다고 하는데 교회에서 지켜지는 부활 주일은 춘분 다음 첫 만월 후 첫째주일이 되도록 하였기에 매년 날짜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농사의 절기와 맞아떨어진다. 오늘날 지키고 있는 부활절은 제1회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여신의 축제와 같은 날이다.


부활절의 원래 명칭은 유월절을 뜻하는 히브리 말인 파스카(Pascha)였다고 하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이 유대인의 절기인 유월절과 같은 시기에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자연스러운 명칭이라 할 수 있다. (백과사전 참조)

부활절 예수를 상징하는 것으론 어린양과 절대적 순수한 사랑을 대신하는 백합과 양초와 묘지 등으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한 가지 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달걀이다. 기독교의 강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어릴 적 부활절 달걀을 받기위해 교회로 갔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달걀은 어떻게 부활절의 상징이 되었던 것일까.

◇ 부활절의 상징 토끼와 색달걀.(만물의 소생을 상징)

옛날부터 달걀은 봄, 풍요, 다산 등. 보이지 않는 생명의 상징이었다. 겉으로는 죽은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생명이 깃들어 있어 언젠가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달걀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는 것에 비유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의미를 갖는 달걀을 새로운 생명의 기원인 부활과 연관을 맺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로마 시대에 달걀은 마술적인 의미가 있어 죽은 이를 위한 부장품으로 무덤에 넣어지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관습에서 그리스도가 영광스럽게 부활한 돌무덤을 달걀에 비유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아름다운 색깔로 예쁘게 장식된 부활 달걀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더욱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축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본래 부활 달걀은 승리의 색으로 ‘죽음을 쳐 이긴 새 삶’을 뜻하는 붉은 색으로 물들여졌었다고 한다.

부활절(부활 대축일)에 약간의 색을 칠한 달걀을 맨 처음 사용한 곳은 메소포타미아 지방이었으며, 오늘날처럼 부활절에 달걀을 주고받는 관습은 17세기경 수도원에서부터 시작되어 점차 일반에게 퍼져 나가 오늘에 이른 것이다.

옛날부터 사순절 동안 가톨릭 신자들 특히 수도원에서는 절제나 보속의 정신으로 짐승 고기뿐만 아니라 물고기나 달걀까지도 먹지 않고, 다만 빵과 마른 채소로 식사를 하는 금욕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부활절(파스카) 에 종소리가 울리면 처음으로 오믈렛이나 반숙된 달걀을 맛보는 기쁨을 누렸단다.

그러나 이 계절에는 달걀이 귀해 부유층만 반찬으로 먹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신자들은 부활절 아침 식사 때에야 비로소 달걀 요리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부활의 기쁨과 함께 이웃과 달걀을 선물로 주고받는 좋은 풍습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또 다른 부활절 달걀의 풍습 유래는 유럽에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이 십자군 전쟁에 나간 뒤 나쁜 사람들에게 집을 빼앗겨 먼 산골 마을에 가서 살게 된 로자린드 집안. 마을 사람들은 그 딱한 부인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부인은 그 친절에 보답하는 뜻으로 부활절에 마을 아이들을 모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고,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상징으로 예쁘게 색칠한 달걀을 하나씩 나눠 주었다.

그 달걀에는 부인이 직접 쓴 ´하나님의 사랑을 믿자´라는 말이 적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로자린드 집안의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과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 색색이 아름답게 채색한 부활절 달걀

어느 해 부활절 날, 부인은 길에서 병든 어머니를 찾아간다는 어린 소년을 만났다. 부인은 그 소년을 위로하고 가지고 있던 예쁘게 장식한 달걀 하나를 주었다. 부인과 헤어진 그 소년은 어머니를 찾아가는 중에 한 산골에서 병든 군인을 만나게 되었다. 소년은 군인을 보살펴주고 로자린드 부인에게 받았던 달걀을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것을 받아 든 군인은 그 달걀에 적힌 글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바로 자기 집안의 가훈이 아닌가. 그랬다. 그는 로자린드로 십자군 전쟁에서 패해 퇴각하던 중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갔으나 이미 집에는 그의 가솔들 하나 살지 않아서 이산가족이 되 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소년의 달걀로 잃어버린 가족을 찾은 로자린드 부인은 그 후에도 해마다 부활절이면 자신의 남편을 찾아준 예쁜 색칠 달걀을 이웃들에게 나눠주었고 이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 날에도 부활절이면 부활의 메시지가 담김 색 달걀을 나누며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쁜 칠을 한 부활절 달걀들. 형형색색의 공예품으로 재탄생되기도 했지만 러시아 황실의 부활절 달걀만큼 고가의 장식품이 또 있을까.

◇ 러시아 파베르제 부활절 달걀

러시아 시대의 보석 공예가 페테르 카를 파베르제(1846~1920)가 만든 러시아황실의 부활절 달걀을 비롯, 9천만달러(약 1천80억원)에 달하는 공예품으로 화려한 보석과 정교한 장식으로 이름 높은 파베르제의 부활절 달걀은 알렉산더 3세의 주문으로 1885년 처음 만들어져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전까지 부활절마다 총 50개가 제작됐다. 현재 42개만이 전해지고 있으며 러시아 크렘린이 10개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황금으로 에나멜칠을 하고 다이아몬드와 크리스털로 장식한 ‘대관식 달걀’은 니콜라스 2세가 1897년 황후 알렉산드라 페오도로브나에게 선물한 것으로 1천8백만~2천4백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왕족의 달걀에서 몰락한 집안의 달걀까지 그 유례와 다양한 이야기만큼 역사를 자랑해온 부활절과 부활절 달걀의 이야기. 한번쯤 무심코 흘러들어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도 아니라도 좋지 않은가. 아이들과 둘러앉아 삶은 달걀에 아롱다롱 예쁜 그림도 그려보고 혹시 텔레비젼에서 토끼와 달걀이 함께 있는 이유와 유례에 대해서도 유창하게 설명해주자. 부활절이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상징이라고.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