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연중 제20주일-요한 6장 51-58절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갓 구운 신선한 빵의 향기에 취해>
저희는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합니다.
빵을 위주로 하는데, 유통기한이 살짝 지난 빵, 아니면 냉동실에서 얼렸다
해동시킨 빵, 그래서 조금은 의심스러워 보이는 빵을 주로 먹습니다.
오랜만에 갓 구운 신선한 식빵을 먹게 되었는데, 그 맛이 얼마나 좋은지...
토스트기에 노릇노릇 적당히 구운 식빵에 버터를 골고루 발라서 한 입 베어
먹으니, 맛이 기가 막힙니다.
신선한 빵의 향기에 흐뭇해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빵도 이렇게 맛있는데, 주님께서 주실 영원한 생명의 빵은 그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히겠는가?
그 맛있는 빵, 그 값비싼 빵을 매일, 무상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 예수님은
얼마나 고마운 분이신가?
왜 이리도 나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한 끼 식사에만 혈안이 되어있는가?
노릇노릇 구워진 맛있는 빵도 중요하지만, 영원히 먹고 살아갈 생명의 빵은 얼마나
더 중요한 것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냥 빵이 아니라 먹게 되면 절대로 배고프지도 죽지도
않을 구원의 빵, 그냥 음료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음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배고팠던 시절 기억나십니까?
고등학생 때의 일입니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습니다.
자취하신 분들 기억나실 것입니다.
1인분 저녁식사로 꽤 큰 솥에 한 솥 가득 밥을 지었습니다.
그것을 꾸역꾸역 혼자 다 먹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허전해서 후식으로 라면 하나
끓여먹었습니다.
밤늦은 시간, 또 다시 배가 고파 옵니다. 값싸고 양이 많은 긴 식빵 한 줄을
사옵니다. 놀랍게도 혼자 그걸 다 먹습니다. 그래도 뭔가 허전해서 마무리로 단팥빵
하나를 더 먹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놀라서 뱃속 구조가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을까
궁금해 했습니다.
이 세상이 주는 인간적인 빵은 먹어도 먹어도 늘 뭔가 허전합니다.
이 세상이 주는 육적인 기쁨 역시 한 순간입니다.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인간적인 사랑 역시 늘 불완전하고 미완성에 머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비결에 대해서 설명하시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너무나 간단해서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예수님 그분만이 영원하십니다.
그분의 말씀만이 영원히 빛을 발합니다.
그분께서 제정하신 성찬례만이 진리입니다.
찾아갈 때 마다 시원한 생수를 마음껏 퍼마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십니다.
“주님, 이런 주님을 두고 우리가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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