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커피 대접을 해봅시다. 벽다방인 자판기커피도 좋아요.

ohjulia 2006. 9. 15. 05:02
2006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제1독서
히브리서 5,7-9
7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복음 요한 19,25-27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갑곶순교성지에서는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이 무척 좁다고 이야기하지만, 2명의 직원과 제가 관리하기에는 이 성지의 땅은 너무나도 넓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일 손에 장갑을 끼고서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 삽질, 곡괭이질, 예초기로 풀베기, 배수로 파기, 나무 심기 등등……. 어떻게 생각하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갑곶성지에는 가득합니다.

이렇게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처음 성지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저를 신부(神父)로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냥 성지에서 일하는 한명의 일꾼 정도로만 생각하지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민소매와 작업바지 그리고 작업화를 신고 있는 나의 모습을 누가 신부로 볼 수 있겠어요? 알아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지요. 저 역시도 교우들이 신부로 봐 주길 원하지도 않습니다. 저를 알아보면 일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니까요.

그래도 성지에 대한 인상을 좋게 심어드리기 위해, 성지에 오신 순례객들과 눈이 마주치면 꼭 먼저 인사를 합니다. 그런데 꽤 많은 분들이 인사를 하면 ‘다른 사람에게 인사를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지 뒤를 돌아보면서 어색한 표정만 짓습니다. 그리고는 그냥 휙 하고 지나가지요. 인사한 제가 오히려 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잠시 뒤, 그 분께서 내 앞으로 다시 오십니다. 그리고는 “아니 신부님이세요? 복장을 그렇게 하셔서 신부님인줄 몰랐어요.”하면서 아주 반갑게 인사하십니다. 신부면 인사해야하고, 신부가 아니면 인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이런 분들만 계신 것이 아니에요.

너무나 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예초기로 풀을 베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떤 자매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초기의 엔진을 끄고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여쭈니, 자매님께서는 음료수를 주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아저씨, 더운데 정말로 수고 많으십니다. 이것 좀 드시면서 하세요.”

내가 신부라는 사실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성지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먼저 다가오셔서 친절을 베푸시는 모습. 감동이었지요. 그리고 제 모습도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에게만 친절을 베풀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만 다가섰던 나는 아니었는지……. 입으로는 주님을 그렇게 믿는다고 하면서도, 주님께서 가장 큰 계명이라고 하셨던 사랑은 왜 철저하게 외면을 하고 있었는지……. 보이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사랑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는다고 외치는 것은 외선이 아닐까요?

오늘 우리들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을 맞이해서 성모님의 고통을 묵상합니다. 바로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직접 봐야 하는 아픔이지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 모두의 성모님이 되셔서 우리들의 고통을 함께 하시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오지만,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우리들의 어머니로 맡겨주셨거든요. 따라서 이런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 삶 안에서 철저한 사랑의 실천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눈에 보이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혀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주님께 사랑을 실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주님과 성모님께서 사랑을 실천하셨던 그 모습을 기억하면서 우선 내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실천을 먼저 행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커피 대접을 해봅시다. 벽다방인 자판기커피도 좋아요.



채워둘 수 있는 마음('좋은 글' 중에서)

채워짐이 부족한 마음들...
완벽 하고픈 생각의 욕심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고 부족하다고 생각 합니다.

나 자신만은 완벽한것 처럼...
말들을 하고 행동들을 합니다.
자신들만은 ...잘못된것은 전혀 없고
남들의 잘못만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남들의 잘못된 일에는 험담을...
일삼고 자신의 잘못은 숨기려 합니다.

그러면서 ...
남의 아픔을 즐거워 하며
나의 아픔은 ...
알아주는이가 없어 서글퍼 하기도 합니다.

남의 잘못을 들추어 내며 ...
허물을 탓하고 험담을 입에 담는다면
남 들도 ...돌아서면 자신의 허물과 험담이
더욱 부풀려져 입에 오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조금은 ... 부족한듯이 마음을 비우고
조금 덜 채워지는 넉넉한 마음으로
조금 ...물러서는 여유로움으로
조금 무거운 입의 흐름으로

간직할수 있는 ...
넓은 마음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