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 사랑하는 이들의 글

제비 꽃 연가

ohjulia 2006. 10. 26. 11:20

                                          

 

 

 

제비 꽃 연가.

               - 이해인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 속엔

하늘이 울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드리는

사랑 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 내린 나

비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