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가는 것> 나이 드는 건 타들어가는 초처럼 하늘로 떠나보낸 향이 늘어가고 우정과 다시 만날 날 가까워졌다는 것. 마지막 남은 뜨거웠던 사랑의 심지는 바람기 없어도 가벼운 미소에 마저 펄럭인다. 사막에라도 숨은 이야기를 만들어 둔 사람은 날리는 향에 인상을 새겼기에 이제 우물가에서조차 제 얼굴 비추어 보지 않는다.
한때, 망막에 새겨진 맹점 바로 곁 마술 잉크로 적어 놓은 사연을 꺼내어 읽기만 하면 떠나간 것 모두 스스럼없이 되살아나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처럼 촛불 심지 펄럭인다.
*그림감상; 타오르는 심지 속에는 꿈에 그리던 옛 사연이 깨꼼발 여인되어 기다리고, 두레박 끝에 매어 달린 댕기는 한 시도 잊은 적 없는 향기가 배어난다. 매어 두지 않아도 떠나지 못하는 배는 안타까움에 소식 전하는 바닷새만 우정을 지킨다. 왼손으로나마 가만히 우주의 그림자를 손 대어 보려하나 시나브로 회색빛 미소만 띠며 간다. 그래도 기쁨인지 서글픔인지 따지지 않으리 그저 가끔씩 사연 꺼내 읽으면 피어오는 추억에 제 얼굴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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