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이사야 11,1-10
그날에 1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2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3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하리라. 그는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판결하지 않고,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심판하지 않으리라. 4 힘없는 이들을 정의로 재판하고, 이 땅의 가련한 이들을 정당하게 심판하리라. 그는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막대로 무뢰배를 내리치고, 자기 입술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악인을 죽이리라. 5 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6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7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8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9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10 그날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이사이의 뿌리가 민족들의 깃발로 세워져, 겨레들이 그에게 찾아들고, 그의 거처는 영광스럽게 되리라.
복음 루카 10,21-24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 중에 ‘우산을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좀 덤벙되어서 우산을 자주 잃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유심히 그 글을 보았지요. 그 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산의 가격이 50만원이면 결코 우산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뭐 이런 답이 어디 있어?’라고 말하면서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 같습니다.
사실 50만 원짜리 우산이라면 함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맑은 날씨라 할지라도 그 우산을 꼭 들고 다닐 것입니다. 이는 지금 내가 귀하게 여기는 것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살펴보면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귀하게 여기는 것들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문득 ‘주님을 귀하게 여기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져 봅니다. 과연 주님께 세속적인 가치를 매긴다면 얼마나 매길 수 있을까요? 주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고 있는 우리들,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보다는 내 안에 갇혀서 세속적인 욕심만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들은 아니었을까요? 바로 주님을 귀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우리들의 큰 잘못들인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예수님과 함께 했던 자들은 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들이 아니었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뽑은 제자들은 어부나 혁명당원, 세리 등 어딘가 몇 % 부족한 사람들이었지요.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 능력 있고 재주 있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어서 그렇게 형편없어 보이는 제자들을 뽑았을까요?
그들은 분명히 철부지 어린이처럼 부족함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예수님을 만나면서 변화되더라는 것입니다. 즉, 이 세상 것이 중요하다고 살았던 이들이 이제는 주님을 귀하게 여기고 주님의 말씀대로 살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 모습에 예수님께서는 감사의 기도를 바치셨던 것이지요.
이제 우리들의 모습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과연 어떤 기도를 바치실지 생각해보세요. 주님을 귀하게 여기기보다는 이 세상의 지식과 재물을 더 귀하게 여기는 우리들을 보면서 과연 감사의 기도를 바치실까요?
이제는 변화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주님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우리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주님 안에서 참된 행복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을 그 무엇보다도 귀하게 여기세요.
눈에 띄지 않아도 꼭 필요한 사람(‘행복한 동행’ 중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은 좋아하는 축구 선수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브라질의 둥가를 꼽는다.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 중에 왜 하필 둥가일까. 그것은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 때문이다.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지만 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둥가의 스타일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와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축구를 해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둥가는 훌륭한 선수지만 호나우두나 베컴처럼 크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당시 주장이었던 둥가를 꼽는 사람이 많다. 신뢰할 수 있는 기량과 함께 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선수였기 때문이다.
당시 브라질 팀을 보면 주장인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확연했다. 둥가에게는 그라운드 위에 있건 벤치에 있건 동료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정신적인 안정감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제 기량만 뛰어난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와는 다른 성숙한 능력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아니지만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팀 전체를 아우르는 둥가만의 분위기. 박지성이 둥가에게서 발견한 능력은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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