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ing/고운 편지지

마음이 이럴 땐

ohjulia 2005. 8. 18. 11:02

오늘은 그냥 울고싶은 날 / 고은영
무심한 하늘 홀로 진종일
애끊는 혼으로 물들이다가
바람의 행방조차
기억하지 못한 날
방죽처럼 긴 침묵
장마에도 씻기지 않는
나풀대는 심상의 끝자락
피멍든 욕구로 찢어 발기며
오늘은 그냥 울고싶은 날
거기 그렇게 강둑마다
피어오르던 안개비
그 속을 
어두움에 홀로서서
몸에 걸친 옷을 벗고
두팔은 하늘 향해
알몸으로 울어 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