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1:
법정 스님이 '젊은 두 스님'이야기에서 설명하신 유명한 불교 화두
대나무 그림자 뜰을 쓸어도
먼지 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물밑까지 뚫어도
물 위엔 흔적조차 없네.
법정스님의 설명:
젊은 두 스님이 강물을 건너는 데 한 젊은 여인이 오도 가도 못하고 있어
한 스님이 그 여인을 업고 건네주었다.
한 십리를 가다가 다른 한 스님이 여인을 업어 건네 준 스님에게 하는 말:
"수행자의 신분으로 어찌 젊은 여자를 업을 수 있단 말이오!"
여인을 업어준 스님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허허, 나는 벌써 그 아가씨를 냇가에 내려놓고 왔는데,
스님은 아직도 업고 있소?"
법정스님의 가르침:
한 스님은 아무런 사심 없이 선행을 했는데, 다른 스님은 여자를 가까이하면
안 된다는 계율에 묶여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한 스님은 선행을 한 뒤 여자도 선행도 다 잊어버렸는데, 다른 스님은 여전히
여자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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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2:
"약산스님"이야기의 화두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에 있네.
법정스님의 설명:
중국 당나라에 약산스님이라는 유명한 스님이 계셨다.
그 지역의 주지사가 알현을 하러 왔지만, 경전만 보고 계시는 스님에게 주지사는,
"막상 와서 보니 천리 밖의 소문만 못하구나!"
이에, 스님은 "어째서 그대는 귀만 소중히 여기고 눈은 천하게 여기는가?" 라고
꾸짖으시며, "어떤 것이 도입니까?"라는 주지사의 거만한 질문에 스님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고 물병을 가르키면서 말씀하셨다: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에 있네."
그러자 이 화두를 깨달은 주지사가 다음의 시로 답례를 했다:
수행하신 그 모습 마치 학과 같은데
천 그루 솔밭 속에 두어 함의 경전
도를 물으니 다른 말씀 없으시고
구름은 하늘에, 물은 물병에 있다 하시네.
법정스님의 가르침:
"법(진리)은 마땅히 있을 곳에 있는데, 어리석은 우리들은 그것이 특별한 데만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진리는 일상생활을 떠나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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