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 줄리아의...♥

시월 새벽

ohjulia 2005. 10. 8. 11:22
 

    시월 새벽

    시월이 왔다 그리고 새벽이 문지방을 넘어와 차가운 손으로 이마를 만진다 언제까지 잠들어 있을 것이냐고 개똥쥐바퀴들이 나무를 흔든다 시월이 왔다 여러 해만에 평온한 느낌 같은 것이 안개처럼 감싼다 산모통이에선 인부들이 새 무덤을 파고 죽은 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 저 서늘한 그늘 속에서 어린 동물의 눈처럼 나를 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 그것을 따라가 볼까 또다시 시월이 왔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침묵이 눈을 감으면 밝아지는 빛이 여기에 있다 잎사귀들은 흙 위에 얼굴을 묻고 이슬 얹혀 팽팽해진 거미줄들 한때는 냉정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그럴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이슬 얹힌 거미줄처럼 내 온 존재에 눈물이 가득 걸렸던 적이 있었다 시월 새벽 새 한 마리 가시덤불에 떨어져 죽다 어떤 새는 죽을 때 가시덤불에 몸을 던져 마지막 울음을 토해내고 죽는다지만 이 이름없는 새는 죽으면서 무슨 울음을 울었을까 시월이 왔다 구름들은 빨리 지나가고 곤충들에게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리라 곧 모든 것이 얼고 나는 얼음에 갇힌 불꽃을 보리라 류 시화님의 '시월 새벽' 주일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주말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일주일이, 한달이 정신없이 지납니다. 가끔은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틀 전 빠다킹 신부님의 말씀처럼 "바쁜 것이 더 좋은 것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증거이니까요. 따라서 그 순간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칩시다."는 말씀에 자신을 위로하고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이 되시길 빕니다............ ♬이루마(Yiruma)의 'When The Love F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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