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에드워드 신부님의 ..

자기 사랑

ohjulia 2005. 10. 28. 15:54
자기 사랑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르 12,31) 예수님의 말씀이다.

자신을 사랑하듯이 그렇게 남을 사랑하라.
자기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남을 사랑하기 위해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예수의 이 말씀을 남을 사랑하기 전에 먼저 자기를 사랑하라는 말로 해석하면서
보기 싫은 친구에 대한 사랑을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영원히 미룬다면
예수를 오해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면서 자기를 사랑할 때까지 기다리다간
점점 자기 자신 속으로 들어가면서 사랑을 자기 자신에게 가두게 되고
영원히 남을 사랑하지 못하고 말 것이다.
이웃 사랑을 미루고서는 영원히 나를 사랑할 수 없다.

내 사랑의 대상인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나는 무엇보다도 내가
남으로부터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기의 존재를 남으로부터 발견한 사람만이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의 자아를 찾게 해주는 남이라는 것을 안다.
남이 내 생의 의미를 찾아주는 존재이듯이
나 또한 그렇게 남에게는 그 사람의 자기를 찾아주는 남인 것을 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의 인생을 자기 인생처럼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그리고 남의 인생을 찾아주는 자기 인생을 사랑한다.
자기의 어두운 면까지, 자기의 단점과 약점까지.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남이 바로 내가 사랑해야 할
나를 찾아주고 비춰주는 거울임을 알아야 한다.
남과의 만남 없이 나만의 감옥에 갇혀서는 나를 사랑할 수 없다.

자신을 먼저 사랑한다는 구실 아래
남을 사랑하는 일을 미루지 말라.
자기를 만나지 못하면서 자기를 사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자기를 먼저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결코 남 사랑을 자기사랑이 될 때까지 미루라는 말씀이 아니다.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남을 내 존재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남을 발견하지 않고서는 나를 발견할 수 없다.
남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를 사랑할 수 없다.

남 사랑과 나 사랑이 하나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사랑해야 할 나를 발견하고  
진실로 나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에 대한 사랑과 자기 몸에 대한 사랑은 하나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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