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멋대로 행동하는 놈이었다. 매일 친구들과
싸움이나 하고 다니고 선생님이나 부모님 꾸지람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어느
날....... 아버지가 "여행 갈래?"
물으셨다. 별로 내키지 않았으나
아버지 얼굴에 너무 힘이 들어있어
따라나섰다. "소록도"였다.
작은
교회에서 예배드렸는데 오래된 풍금, 낡은 방석에서
나는 냄새는 코를 찔렀다. 합석한 이들은 썩어가는
다리, 잘려나간 손, 다 빠진 머리, 뭉그러진
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교회를 뛰쳐나오고
말았다.
저녁 시간에 식사를 하는데 너무나
미식 거려 빈 젓가락질만
하다가 한센씨병을 앓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을
부탁했다.
턱이 주저앉은
사람이었다. 끄덕이며 나간 그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걱정이 되어 옆 사람에게
물었더니 우물은 1키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있다고
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여러 생각이 교차하며 보내길 수십
분...... 산길 언덕 아래서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물 부탁받은 사람이 오는 게
아닌가? 바로 그 사람이 입에 손전등을
물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목에 물통을
걸고 산을 엉금엉금 기어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도 모르게 뛰어가 그를 안고 엉엉
울었다.
- 신 현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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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에 놀라
외면하고 편견으로 일관해 오지 않았나요?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고 밀쳐내지는 않았나요? 비단 한센인을 대하는 태도만이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을, 약한 자들을 대하는 마음에 혹시... 장애가 있지는 않나요?
- 편견 없는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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