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요한 1서
5,5-13 사랑하는
여러분, 5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6 그분께서 바로 물과 피를 통하여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물만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신 것입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이십니다. 7
그래서 증언하는 것이 셋입니다. 8 성령과 물과 피인데, 이 셋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9 우리가 사람들의 증언을 받아들인다면, 하느님의
증언은 더욱 중대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하느님의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에 관하여 친히 증언해 주셨습니다. 10
하느님의 아드님을 믿는 사람은 이 증언을 자신 안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는 하느님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에 관하여 하신 증언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1 그 증언은 이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12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13 내가 여러분에게, 곧 하느님의 아드님의 이름을 믿는 이들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복음
마르코 1,7-11 그때에 요한은 7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9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10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1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
이다.”
인천 교구에는 신부들 사이에서 “이벤트 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신부님이 계십니다. 별명을 보면
딱 알겠지만, 생활 안에서 얼마나 이벤트를 많이 만드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신부님이 특징은 자기를 위한 이벤트는 벌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이벤트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십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지요.
미사가 끝난 뒤에 모든 신자와
악수하기, 신자들에게 귤 한 개씩 직접 나눠주기, 자신을 찾아온 부제와 신학생에게 미사 중 특송 시키기, 구반장님들 모시고 자신의 지갑 털어서
갈비탕 대접하기, 어떤 단체 모임에 아이스크림 들고 가기 등등……. 이 신부님의 이벤트는 끊임없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자신을
위한 이벤트는 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해서, 특히 잘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벤트를 진행하기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사실 그렇게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아도 신부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미사 정성껏 봉헌하고 각종 성사를 거행하면
그것만으로도 신부로써의 임무를 훌륭히 다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신부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 때문이라고 우리는 말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전혀 없는 분이 세례를 받으십니다.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들이며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셨고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이러한 소리가 들립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바로 예수님의 세례가 쓸데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셔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하늘에서 들린 그 소리는 바로 예수님의 선택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인간의 세례 받을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세례를 기꺼이 받으시는 그 모습을 하느님께서는 흡족하셨던 것이지요.
종종
‘내가 꼭 그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이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들이 해야지만 더
일이 잘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의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사랑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정말로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것은 바로 사랑의 실천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남을 위한 이벤트를 계속해서 진행하는 ‘이벤트 장’ 신부님,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세례 받으실 필요가
없음에도 기쁘게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나의 생활 가운데 얼마나 사랑을 간직하면서 살았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내가 실천하는 자그마한 사랑을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사랑의 이벤트를 벌여 봅시다.
함께하는 세상('좋은
글' 중에서) 나뭇잎에게 물어보라. "당신은 혼자서 살 수 있나요?" 그러면 나뭇잎은 "아니오, 나의 삶은
가지에게 달려 있습니다." 가지에게 그렇게 물어 보라. 그러면 가지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니오, 나의 삶은 뿌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뿌리에게 그렇게 물어보라, 그러면 대답할 것이다. "아니오, 나의 삶은 기둥줄기, 가지들, 그리고 나뭇잎들에게
달려있습니다. 가지들로부터 나뭇잎들을 제거해 버린다면 나는 죽게 될 것입니다."
인류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는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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