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 줄리아의...♥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ohjulia 2006. 8. 16. 08:07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움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을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흐르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닮아 얼굴이 따라 닮아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도종환님 산다는 건 어차피 외로움을 견디는 것... 누군가가 그랬다... 첼로 소리를 들으니 슬퍼지고 싶어서.... 2006년 8월에 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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