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 사랑하는 이들의 글

내게 당신은 발가벗고 오셨습니다

ohjulia 2006. 12. 10. 01:10

<내게 당신은 발가벗고 오셨습니다.>


아무리 눈 씻고 살펴보아도

벗어날 길 없다고, 

찾을 수 없다고 말하려는 순간

당신은 

내게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수많은 피조물 중에

가장 잘 알아 험 잡기 좋았고

장난치기 원수가 되었는데,

그저 나랑 똑 같은 모양 아니라고

보기 싫다하고 욕했는데.......


그래도 당신은

내게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이유 없이 골려주고 싶었는데,

내게 꼬리치는 강아지 배탱이라도 가끔 걷어차듯

그를 골탕 먹여 주었는데.......


그래도 당신은

내게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저들이 지은 죄는

무식하고 상것이라 그렇다고 돌리고,

우리가 지은 죄는 어쩌다

재수 없어 그러려니 했는데.......


당신은

그래도 우리에게 ‘다름이’가 아니라

내게 똑같은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그것도 발가벗고 오셨습니다.


발가벗은 그 몸에 무슨 얼룩이 묻었을까 만은,

당신은 오셔서 당신 죄라 여기시고

내가 지운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우리가 ‘다름이’를 찾았건만

당신은 여전히 내게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에휴, 돌머리.

당신이 아파하고 난 뒤,

나도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막다른,

어둔 골목에 이르러서야 눈이 깨었습니다.

당신이 내게 그러했듯이

내게 그 이웃이 천사였습니다.

 

쉬울 적엔  모른 척했고,

어려울 적에야 알았으니 나는 바보입니다.

당신이 애써 가르쳐주신 그대로

나도 이제 그에게 천사가 되어

그를 행복하게 해주렵니다.

그럼 나도 그 모냥 기쁠 것입니다.


 






Love Conquers Everything 
    
화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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