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오늘의 강론

제자리에서 제 모습으로

ohjulia 2007. 2. 6. 13:45
고향으로(그리스도의 향기)

 

    2007.2.6 화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창세1,20-2,4ㄱ 마르7,1-13 제자리에서 제 모습으로 허영이나 환상을 버리고 제 모습, 제 색깔로 제자리에서 살아야 안정과 평화요,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도 아름다운 삶입니다. 그러니 남의 모습이나 남의 색깔, 남의 자리 전혀 부러워할 것 없습니다. 예전에 저희 수도원에 피정을 온 어느 자매가 애완견을 데리고 왔기에 벌컥 화를 낸 일이 생각납니다. “개는 개답게 제 모습으로 키워야지 개와 함께 피정할 것입니까? 개는 방에서 내보내십시오.”강경하게 충고 했습니다. 오늘 1독서 창세기에서 유난히 눈에 띠는 말마디가 ‘제 종류대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온갖 생물들을 제 종류대로,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제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무려 ‘제 종류대로’라는 말이 일곱 번이나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제 종류대로 지음 받았으니 사람이든 짐승이든 제 자리에서 제 모습, 제 색깔로 살아야 좋고도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고 짐승은 짐승답게 키워야 합니다. 사람답게, 제 모습에 제 색깔로 살기위해 하느님의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말씀처럼,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바로 이 말씀이 인간 품위와 존엄성의 근거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모습대로 사는 게 제 모습대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삶입니다. 사람 기준으로, 사람 보기에 좋은 삶이 아니라, 하느님 기준으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야 흔들리지 않고, 환상에서 벗어나 제 자리에서 제 모습, 제 색깔로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하느님에게서 벗어나 사람의 전통을 기준으로 하여 살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주님의 준열한 책망을 듣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산다한들, 하느님을 떠나 제 모습, 제 색깔을 잃고 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제 모습, 제 색깔의 삶인지 늘 성찰해야 되겠습니다. 우리의 뜻이 하느님의 뜻이 되도록,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의 마음이 되도록 하느님의 말씀 공부에 늘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들 모두를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제 모습, 제 색깔의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나의 영혼이 주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