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6 화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창세1,20-2,4ㄱ 마르7,1-13
제자리에서 제 모습으로
허영이나 환상을 버리고 제 모습,
제 색깔로 제자리에서 살아야 안정과 평화요,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도 아름다운 삶입니다.
그러니 남의 모습이나 남의 색깔,
남의 자리 전혀 부러워할 것 없습니다.
예전에 저희 수도원에 피정을 온 어느 자매가
애완견을 데리고 왔기에 벌컥 화를 낸 일이 생각납니다.
“개는 개답게 제 모습으로 키워야지 개와 함께 피정할 것입니까?
개는 방에서 내보내십시오.”강경하게 충고 했습니다.
오늘 1독서 창세기에서 유난히 눈에 띠는 말마디가
‘제 종류대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온갖 생물들을 제 종류대로,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제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무려 ‘제 종류대로’라는 말이 일곱 번이나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제 종류대로 지음 받았으니 사람이든 짐승이든
제 자리에서 제 모습, 제 색깔로 살아야 좋고도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고 짐승은 짐승답게 키워야 합니다.
사람답게, 제 모습에 제 색깔로 살기위해
하느님의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말씀처럼,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바로 이 말씀이
인간 품위와 존엄성의 근거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모습대로 사는 게 제 모습대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삶입니다.
사람 기준으로, 사람 보기에 좋은 삶이 아니라,
하느님 기준으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야
흔들리지 않고, 환상에서 벗어나 제 자리에서
제 모습, 제 색깔로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하느님에게서 벗어나 사람의 전통을
기준으로 하여 살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주님의 준열한 책망을 듣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산다한들, 하느님을 떠나 제 모습,
제 색깔을 잃고 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제 모습,
제 색깔의 삶인지 늘 성찰해야 되겠습니다.
우리의 뜻이 하느님의 뜻이 되도록,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의 마음이 되도록
하느님의 말씀 공부에 늘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들 모두를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제 모습,
제 색깔의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나의 영혼이 주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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