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오늘의 단상 (심현섭님)

ohjulia 2007. 8. 28. 14:06

 

 

 

오늘의 단상 8월 24일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하여            山僧貪月色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다.             倂汲一甁中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              到寺方應覺

병이 기울자 달도 따라 공인 것을.          甁傾月亦空

 

<이규보> 한국한시 제1권 김달진 역해 민음사

 



*

물에 비친 달을 가지려고

물을 떠 담았다.

 

물을 쏟으니

달은 간 곳이 없고

젖은 손만 남았다.

 

무엇인가 얻겠다고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 보면

 

자취 없이 주름져 가는

나만 여기 홀로 있다.



사진 / 세나케비우스 The moon conquerer - 달을 잡으려는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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