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오늘의 단상 (심현섭님)

절을 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

ohjulia 2008. 5. 13. 07:06



오늘의 단상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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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밝아오는 동쪽 창을 향하여 절을 한다.

허리를 펴고 일어나니 길 가에 한 사람이 지나간다.

 

내가 그 사람에게 감사하고 축복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사람을 지나면 집도 있고,

숲도 있고, 산도 많으며

깨알 같은 사람들이 오물오물 살고 있다.

 

더 가고, 더 가서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절을 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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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끼 선사는 '절은 자신을 향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절을 하는 사람 앞에 있는 무엇만이 절의 대상이 아니다.

물을 담으려면 그릇이 필요하듯이
삶을 담는 데도 그릇이 필요하다.

그릇은 담기 위한 것이지
그릇 자체가 유용한 것은 아니다.

그릇 안에 담긴 것은 보려하지 않고
그릇만 보려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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