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오늘의 단상 (심현섭님)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을 본다

ohjulia 2008. 8. 20. 13:02


 
오늘의 단상 7월 20일


 

때로는 자신의 생활을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한 번 바라보도록 하자.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수시로 그림 그리다 말고

캔버스에서 몇 걸음 물러나 자신의 그림을 바라본다.

 

고개를 왼쪽으로 기우려서 보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숙여서 보기도 한다.

 

다시 다가온 화가는 어딘가를 수정하고 덧칠을 하고

또 다시 물러서서 그림을 본다.

 

떨어져서 보아야 보이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

달빛이 고요한 창가에서 와인 한 잔을 기울이는 사람,

호숫가를 거닐며 사색에 잠기는 사람,

깊은 밤 불을 밝히고 일기나 편지를 쓰고 있는 사람,

흉금을 터놓고 가까운 벗과 함께 담론을 나누는 사람,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모두 자신의 삶을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려는 사람들이다.



the Portrait of Dr. Gachet 1890 painted by Vincent van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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