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에드워드 신부님의 ..

보기 싫은 사람

ohjulia 2005. 8. 11. 11:28


고향으로(그리스도의 향기)

    보기 싫은 사람

    성당에 가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어 그 사람 때문에 성당에 가기 싫다는 사람이 있다. “저 사람 성당에 나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분심이 들어서 기도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하고 본당신부에게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세리와 바리사이의 기도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하느님께서는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직하거나 음탕하지 않을 뿐더러 .... 일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하고 기도하는 바리사이가 아니라 “저는 죄인입니다.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기도한 세리의 기도를 인정하신 것이다(루가 18,9-14). 이런 비유를 말씀하시는 예수의 의도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 있다. 당당하게 성전 앞으로 나아가 기도하지 못하는 저 세리의 마음 깊은 곳에도, 기도라곤 할 것 같지 않은 저 죄인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하고 하느님께 청하는 순수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보잘것없는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마음 안에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마음이 작은 겨자씨처럼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무가치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그 인생 밑바닥에는 하느님을 갈망하는 마음, 행복을 추구하며 기도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감추어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죄인 취급하지 마라. 난쟁이 자캐오(루가 19,1-10).. 사람들로부터 돈만 아는 세리라고 배척을 받지만 그에게도 주님을 만나고 싶은 열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가 키가 작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키가 작아 수평으로는 도저히 주님을 볼 수 없다. 그리하여 그는 높은 나무로 올라간다. 사람들이 그런 자신을 어떻게 보든 그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의 그런 작은 마음에는 주님을 만나고 싶은 열정이 감추어 있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은 열정, 지금의 이 상태로 살고 싶지 않은 열정, 새 사람으로 살고 싶은 열정이 있다. 예수께서는 나무에 오른 작은 자캐오에게서 그 열정을 보신다. 모든 이의 마음 안에 감추어 있는 이 조그마한 마음을 아시기에 예수께서는 말씀하신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이 사람도 너와 같이 하느님의 창조물이다. 이 사람도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그렇게 예수께서는 인간을 대하면서 그 안에 감추어 있는 씨앗을 투시하셨다. 자기를 배반한 베드로에게서 배반의 아픔이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씨앗을, 간음하다 들킨 여인에게서 죄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자캐오나 세리에게서 물욕이 아니라 영원을 추구하는 마음을 보셨다. 그러기에 그분은 값싼 동정이 아니라 사랑으로 모두를 대할 수 있었다. 그 사랑이 지금 자캐오를 그 여인을 베드로를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 안에 뿌려진 그 사랑이. 그 사랑이 그리고 우리를 성당으로 안내한다. 보기 싫은 사람이라고, 세리라고 키가 작다고 그 마음을 무시하지 마라. 비웃지 마라. 냉대하지 마라. 그 마음은 하느님이 심어주신 마음이다. 누구나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하느님이 선사하신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제민 에드워드 신부님의 "인생낱말사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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