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께서 이렇게 기도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주셨습니다.
아버지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가 없고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들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가 없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25-30)
셋째 형님이 대장암으로 오랫동안 투병하다 올해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형님은 3년 전에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이 그리 깊지 못했습니다.
신앙 안에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컸습니다.
동생인 제가 형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는 기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형님이 사경을 헤매기 시작할 때 가족 모두가 그의 곁에 있었습니다.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형님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고
형님이 가족을 영원히 떠난다는 것은 더 큰 슬픔이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형님의 임종을 돕기로 했습니다.
고통 중에 있던 형님께 이제 하느님께 돌아가야 한다고, 그분께서 이제
고통 없이 편히 쉬게 해 주실 거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불안했던 형님의 얼굴이 평온해졌고, 가족 모두 와 힘겹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용서를 청하는 형님의 마지막 말은 제가 이 세상에서 지금껏 들어 왔던
말들 중 가장 아름다운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떠난 형님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복음을 믿게 했습니다.
형님이 겪어야 했던 엄청난 고통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형님은 하느님의 자비로 구원되었습니다.
형님의 구원이 나의 희망이 며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 백광현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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