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혼날 짓은 하지 맙시다.

ohjulia 2005. 11. 6. 08:42
2005년 11월 6일 연중 제32주일 가해

제1독서 지혜서 6,12-16
12 지혜는 시들지 않고 항상 빛나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언제나 끈다.
그러므로 지혜를 찾는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게 마련이다. 13 원하는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지혜는 스스로를 나타내 보인다.
14 지혜를 얻으려고 아침 일찍이 일어나는 사람들은 쉽게 지혜를 찾을 것이다. 지혜는 바로 네 문간에 와서 앉아 있을 것이다. 15 지혜를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현명의 완성이다. 지혜를 닦으려고 깨어 있는 사람에게서는, 모든 근심이 곧 떠날 것이다.
16 지혜는 지혜에 상응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다니는 길목에서 그 우아한 모습을 나타내 보이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지 그들을 만나 준다.


제2독서 데살로니카 1서 4,13-18
형제 여러분, 13 죽은 사람들에 관해서 여러분이 알아 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해서는 안 됩니다. 14 우리는 예수께서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예수와 함께 생명의 나라로 데려가실 것을 믿습니다. <15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근거로 해서 말합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우리가 살아남아 있다 해도 우리는 이미 죽은 사람들보다 결코 먼저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16 명령이 떨어지고 대천사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이 먼저 살아날 것이고, 17 다음으로는 그때에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구름을 타고 공중으로 들리어 올라가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항상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18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런 말로 위로하십시오.>


복음 마태오 25,1-13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열 처녀가 저마다 등불을 가지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것에 비길 수 있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미련한 처녀들은 등잔은 가지고 있었으나 기름은 준비하지 않았다. 4 한편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도록 오지 않아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저기 신랑이 온다. 어서들 마중 나가라!’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7 이 소리에 처녀들은 모두 일어나 제각기 등불을 챙기었다. 8 미련한 처녀들은 그제야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불이 꺼져 가니 기름을 좀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우리 것을 나누어 주면 우리에게도, 너희에게도 다 모자랄 터이니 너희 쓸 것은 차라리 가게에 가서 사다 쓰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10 미련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고 문은 잠겼다. 11 그 뒤에 미련한 처녀들이 와서 ‘주님, 주님, 문 좀 열어 주세요.’ 하고 간청하였으나 12 신랑은 ‘분명히 들으시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하며 외면하였다.
13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





예전에 제가 서울 신학교에 다닐 때, 수원 신학교 학생들과 체육대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 신학교 학생들이 먼저 수원 신학교로 가서 축구, 농구, 테니스 등의 경기를 했지요. 그 경기 결과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때 있었던 일이 하나 기억납니다.

어떤 서울 신학교 학생이 처음으로 수원 신학교에 갔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화장실을 가고 싶더래요. 그래서 만나는 학생을 잡고서, “학사님, 죄송합니다. 제가 여기 처음이라 그런데요, 혹시 여기 화장실이 어디죠?” 라고 물었답니다. 이 질문을 받은 학생은 그 서울 신학교 학생을 빤히 쳐다보더니만 이렇게 말하더래요.

“저도 서울 신학교 학생인데요?”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물었던 학생은 상대방이 수원 신학교 학생으로 알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 학생도 그곳에 처음 온 서울 신학교 학생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지금이야 많이 줄었지만, 제가 다닐 때만 해도 서울 신학교에는 학생들의 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서울 교구만 다녔던 것이 아니라, 각 지방 교구 학생들도 서울 신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그 수가 좀 많았지요. 그리고 기숙사 건물도 따로 쓰기 때문에 이렇게 웃지 못할 일도 종종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도 그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하네요. 얼마 전에 어떤 신부님께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신부님이 되셨지만, 그 신부님이 부제 때 일입니다. 하루는 도서관에 갔다가 나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부 2학년 학생이 자기 들으라는 듯이 이렇게 말을 크게 하더래요.

“요즘 신학생들은 싸가지가 없다니까. 선배를 봐도 인사를 하지 않아.”

그 2학년 학생은 그 부제님을 신입생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즉, 자기를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기분 나쁜 말을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잘못 알았던 그 학생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학기가 끝날 때까지 선배들에게 불려 다니면서 혼이 났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쩌면 우리들도 이런 식으로 하느님을 몰라보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주님을 맞이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주님의 트레이드마크인 사랑도 전혀 실천하지 않으면서 자기만을 위한 삶만을 지향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들은 늘 ‘나중에…….’라는 말만 입버릇처럼 달고 있습니다. 그 나중만 되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듯이 말이지요. 하지만 그 나중이라는 시간을 아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언제가 자신이 말한 나중이라는 시간일까요? 이렇게 기준이 없는 말을 하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헛된 맹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 처녀의 비유 말씀을 하십니다. 물론 이 열 처녀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섯 처녀는 게을러서 싫고, 또 다섯 처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름을 나눠주지도 않는 이기적이라고 싫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나누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단지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경고 말씀인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늘 우리 곁에서 우리들과 함께 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주님께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준비를 더욱 더 빨리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앞선 신학생이 부제님을 알아보지 못해서 혼났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해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면 어떨까요? 분명히.... 혼... 나... 요…….


혼날 짓은 하지 맙시다.



한번만 과 한번 더(정헌재, '완두콩' 중에서)

살아가면서,,,
"한번만" 이라는 얘기를 얼마나 많이 할까요..?
수도 없이 되뇌이는 게 바로 그"한 번만"이라는
얘기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렇게 많이 되뇌던
그"한번만"이라는 얘기는
언제나 거짓말이었습니다.

언제나
"이번 한번만" 이라고 얘기했으면서
다음에 또 힘이 들면
"이번 한번만"을 기도하곤 했으니까요.

전 이제껏,,,
얼마나 거짓말을 많이 했을까요..?
매번 한번만을 얘기하던 나..
하지만 정작 그 일이 제게 일어나면
그"한번만"을 금새 잊어버리지요.
그리고는 또 다시
그 한번을 얘기하던 나

사랑도 그렇죠.
이번 한번만 정말이지
좋은 사랑을 하게 해달라던 생각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겠습니다.

거짓말을 하느니.. 차라리 염치없음을 택하렵니다.
"한번만" 이 아닌
"한번 더" 로
그리고 한번씩 제게 도움이 되고
사랑이 되어주었던
모든 일들을 잊지 않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도와주게 되면
"한번만" 그 사람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한번 더" 그 사람을 쳐다봐야겠습니다.
"한번만" 이라고 서불리 행동하지 않고
"한번 더" 생각해보고 행동해야 겠습니다.
"한번만" 그 사람 사랑하고 마는 게 아니라
"한번 더" 그 사람 사랑할 수 있게 해야 겠습니다.

그리고 그 "한번만" 이
영원이 될 수 있게그렇게 한번 더 다짐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