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오늘 하루 만이라도 돈의 노예가 되지 맙시다

ohjulia 2005. 11. 8. 05:37
2005년 11월 8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제1독서 지혜서 2,23--3,9
23 하느님은 인간을 불멸한 것으로 만드셨고, 당신의 본성을 본떠서 인간을 만드셨다.
24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악마의 시기 때문이니, 악마에게 편드는 자들이 죽음을 맛볼 것이다.
3,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에 있어서,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을 것이다.
2 미련한 자들의 눈에는 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재앙으로 생각될 것이며, 3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이 아주 없어져 버리는 것으로 생각되겠지만, 의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 눈에 의인들이 벌을 받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은 불멸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이 받는 고통은 후에 받을 큰 축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 뜻에 맞는 사람들임을 인정하신 것이다. 6 도가니 속에서 금을 시험하듯이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을 번제물로 받아들이셨다.
7 하느님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 그들은 빛을 내고, 짚단이 탈 때 튀기는 불꽃처럼 퍼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다스리고 백성들을 통치할 것이며, 주님이 무궁토록 그들의 왕으로 군림하실 것이다.
9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진리를 깨닫고,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안에서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께 뽑힌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복음 루가 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농사나 양 치는 일을 하는 종을 데리고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오면 ‘어서 와서 밥부터 먹어라.’ 하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8 오히려 ‘내 저녁부터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실 동안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고 나서 음식을 먹어라.’ 하지 않겠느냐? 9 그 종이 명령대로 했다 해서 주인이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10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어떤 사람이 병이 깊어져 드디어 운명의 시간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근심에 싸인 식구들이 둘러앉아 그를 지켜보고 있었지요. 그러자 그 환자가 무거운 입을 열어 말합니다.

“여보, 당신 어디 있소?”

가족들은 모두 환자의 말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마지막 유언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예, 저 여기 있어요.”

하고 그의 아내가 환자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환자는 식구들을 한명씩 돌아가며 찾았습니다.

“딸애 어디 있느냐?”

“아빠, 제가 여기 있잖아요. 아버지 손을 잡고 있는 게 아버지의 딸 저예요.”

큰 아들도 작은 아들도, 작은 딸도 빠지지 않고 아버지는 찾았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다 환자 곁에 둘러 있었지요. 그러자 환자는 안간힘을 쓰고 일어나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모두 다 여기 있군. 그러면 가게는 누가 보고 있단 말인가?”

글쎄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돈과 같이 물질적인 것들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그리고 나 역시 마지막 순간에는 무슨 걱정을 할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물질적인 것들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걱정이 아니라, 주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했다는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즉,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러한 겸손함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대신 한없이 주님께 청하기만 할 뿐입니다.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러한 우리들의 모습이 과연 그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고백하는 종의 모습일까요?

성모님께서는 가장 낮은 종의 모습을 간직하시면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라는 고백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천주의 모친이 되시는 영예를 얻으실 수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 나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요? 자신을 낮추고, 주님께 의지하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참된 영광을 누리는 길이라는 사실을 이 새벽에 깨닫게 됩니다.


오늘 하루 만이라도 돈의 노예가 되지 맙시다.



행복을 만드는 신호('좋은 글' 중에서)

내게 기억하며 살아야 할 이야기가 많아서 머리를 주셨고
내게 눈물나게 봐야 할 일들이 있어 두 눈을 주셨나 보다
내게 사람사는 냄새를 맡으라고 코를 주셨고
내게 고마움의 소리를 들으라고 양쪽 귀를 주셨나 보다
내게 진실만을 전하라고 하나의 입을 주셨고
내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라고 따뜻한 심장을 주셨나 보다
내게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힘들게 얻으라고 양손을 주셨고
내게 지나간 것에 미련을 갖지 말고 앞을 향하라고 두발을 주셨나 보다

마지막으로...
내게 후회없이 살라고 이렇게 사랑 할 시간을 남겨 주셨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