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ance/오늘의 단상 (심현섭님)

다시 벗은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

ohjulia 2008. 1. 3. 09:20

 
오늘의 단상


내가 무언가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건 나의 것이 아니다.

사는 동안 얻은 재물이며 지식이며 깨달음이며 사랑까지도.

 

산이 계곡이며 나무들, 그리고 지빠귀며 비비추 같은 꽃들까지도

많은 것을 품었어도 그것은 산의 것이 아니듯

내가 품고 있는 모든 것도 내 것이 아니다.

돌려줘야 할 누군가의 것이다.

 

<박두규> ‘지리산중에서



*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고

나와 함께 영원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집착이

삶의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

 

벌거벗은 몸으로 세상에 와서

모든 것을 세상으로부터 빌린 것이다.

 

처음처럼, 고스란이

그대로 돌려주고 다시 벗은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림 /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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