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ily/† 오늘의 강론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송 영진 모세신부님

ohjulia 2008. 12. 8. 07:57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2008. 12. 8. 월)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20년 전 쯤, 미국에서 '신의 아그네스'라는 연극이 공연되었습니다. 그 연극은 한국에서도 공연되었고, 소설로도,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보는 사람 마음대로겠지만, 저는 성모 마리아의 응답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 연극의 줄거리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톨릭 교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가톨릭을 비난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가톨릭에 시비 걸기 딱 좋은 줄거리입니다.) 천사가 마리아라는 이름의 시골 처녀에게 나타나서 말합니다. 예수라는 아기를 잉태하게 될 것이라고... 마리아가 대답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만일에 마리아가 고민하다가, 운명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거절하겠노라고 대답했다면... 그 다음에 일이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천사는 마리아를 설득하려고 했을까? 아니면 다른 처녀를 찾아서 떠났을까? 그냥 모든 일이 다 정해진 대로 이루어진 일이라면 우리가 애써서 신앙생활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신의 아그네스'라는 연극은 마리아가 예수 잉태를 거부한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전개된 이야기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우리가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첫째는 하느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여인이라는 점이고, 둘째는 하느님의 선택에 응답하신 여인이라는 점입니다. 하느님의 선택도 특별하고, 마리아의 응답도 특별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선택을 받는 것은 대단한 은총입니다. 그러나 그 은총을 은총으로 알아보고 응답하는 것 역시 대단하고 특별한 일입니다. 은총만 바라고 응답은 싫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무상의 선물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받기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주는 선물은 아닙니다. 신앙생활은 응답의 생활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받는 것이 응답은 아닙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싫더라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응답입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심'이 마리아의 기쁨이었습니다. 이것은 천사가 한 말입니다. '주님과 함께 있으려고 노력함'이 마리아의 진짜 기쁨이었습니다. 이것은 마리아쪽에서 본 기쁨입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기쁨을 선택하고, 기쁨으로 응답한 것입니다.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한 가시밭길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지금 무엇과, 누구와 함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까? 우리는 지금 무엇에 응답을 하고, 무엇을 거부하고 있습니까? 송영진 모세 신부 --------------------------------------------------------- (12월8일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은 안나 성녀가 마리아를 잉태한 것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이 날짜는 성모 마리아의 성탄절인 9월 8일에서 계산한 날짜입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신 것을 경축하는 날은 3월 25일입니다. 이 날짜는 예수님의 성탄절인 12월 25일에서 계산한 날짜입니다.)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에 일본군이 진주만을 습격하면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일본군이 항복하면서 전쟁이 끝났습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는 우리나라의 주보성인입니다. 뭔가 깊은 뜻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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